우크라 "러와 전면전 임박"..EU 對러 추가제재 합의

by이정훈 기자
2014.08.31 08:02:07

포로셴코 대통령, EU정상회의서 전면전 임박 예고
"EU 제재안 준비에 합의"..반군 동부공격 강화한듯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러시아와 친(親)러 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면전 시기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도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 마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인 해결을 바라고 있지만, 지금 우크라이나는 전면전으로 갈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까지 몰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무력 침공과 테러의 피해자”라고 전제한 뒤 “우리는 전면전이라는 다시 되돌아오기 어려운 지점에 거의 다가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군사 개입과 관련해 EU측의 지원을 요청했던 포로셴코 대통령은 “EU 정상들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준비하기로 합의했다”며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본 뒤 EU는 새로 마련하게 될 제재안을 실행에 옮길 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르만 반 롬퍼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준비작업을 서둘러 1주일내에 제재안을 제시해달라”며 EU 집행위원회에 요청한 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될 경우 곧바로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EU가 러시아에 대해 어떤 추가 제재를 가할지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했던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러시아군의 직접적인 침략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러시아는 무기와 군사 장비, 병력을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EU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러시아군 1000여명의 참전과 무기 지원 등을 등에 업은 친러 분리주의 반군들은 우크라이나 동부쪽을 공격해 작은 마을 한 곳을 초토화시켰다고 안드리이 리센코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리센코 대변인은 “반군이 러시아 국경 인접한 루한스크 동부의 노보스비트리브카라는 마을을 공격해 거의 모든 가옥을 다 파괴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반군과 교전이 벌어지는 동부지역에서는 정부군의 수호이(SU)-25 전투기 한 대가 러시아산으로 추정되는 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안보위원회도 자체 트위터 포스트를 통해 “러시아군이 우리의 동부 지역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군사장비는 물론이고 용병들을 우리 국경 넘어 파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같은 서방의 주장을 부인하며 우크라이나 영토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