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박영선 원내대표…“원칙 빼곤 과감히 바꾸겠다”

by김경원 기자
2014.05.13 06:20:00

‘정책수석’ 신설…‘법안의 게이트키핑’ 역할 맡길 방침
‘비(非)법조인 출신에 첫 여성 법제사법위원장’ 기록
세월호, 6·4지방선거, 7·30재보궐선거 등 과제 산적

[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대한민국 첫 여성 원내대표라는 타이틀을 가진 박영선(54·서울 구로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2일 본격적인 원내 활동에 들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책수석을 신설하기로 했다”며 대여 투쟁의 수위 조절에 나섰다. 정책수석은 박 원내대표가 오래 전부터 준비한 정책인 것으로 비쳐진다. 박 원내대표는 신설될 정책수석에게 각 상임위별로 새정치연합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할 법과 통과시키면 안 되는 법을 검토하는 ‘법안의 게이트키핑’ 역할을 맡길 방침이다.

그는 또 “원내운영과 관련해서 매주 목요일 의총을 정례적으로 열려고 한다”면서 일하는 야당의 모습을 통해 정치권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는 취임 첫 날 “5월 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같은 추진력은 박 원내대표의 이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경남 창녕 출신인 박 원내대표는 MBC 보도국 기자로서 경제부장까지 진급했다. 언론사 부장 출신인 원내대표에게 ‘게이트키핑’이란 친숙한 표현이다. 게이트키핑은 언론 조직 내에서 뉴스가 취사선택되는 과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권에 진입한 것은 2004년이다. 그는 당시 열린우리당 대변인으로 활약하면서 17대 국회를 통해 국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어 18대 때 지역구를 서울 구로을로 배정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지켰다. 사실 구로을은 17대 때 김한길 대표의 지역구였다. 우여곡절은 있으나 박 원내대표가 사실상 김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셈이다. 당시 탁월한 정보력을 앞세워 박 원내대표는 ‘간판 공격수’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법사위에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저격수’로서 큰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19대 총선에서 연거푸 당선된 박 원내대표는 구로을 지역구를 사수했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비(非)법조인 출신에 첫 여성 법제사법위원장이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19대 하반기 첫 1년의 원내대표가 된 그의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세월호 특검과 국정조사도 관철시켜야 하는데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상설특검법이 6월19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며 반대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그는 6·4지방선거와 7·30재보궐선거도 책임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야당을 상대로 새로운 실험에 들어갔다. 부동산 관련 정책 중 일부는 기존의 방향에서 선회하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주택 임대사업자에게 필요한 규제는 하되 임대사업자들의 규제를 완화해 주택 구매를 활성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분은 여당과 협상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박 원내대표의 실험이 성공하려면 당내 리더십 구축은 필수다. 박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의 키워드는 경제민주화·통일·복지·정의 4개인데, 이것을 위해 지켜야 할 법은 반드시 지키고 그러지 않으면 과감히 바꾸겠다”며 “예를 들면 50대 하우스 푸어를 위한 부동산 정책 등은 얼마든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혀, 성공한 첫 여성 원내대표로 기록될지 시선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