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4.04.19 06:35:21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하면 힘줄 끊어질 수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골프 시즌이 도래하면서 오랜만에 필드에 나온 골퍼는 몸은 굳어있는 상태임에도 의욕이 앞서 무리한 스윙을 하다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부상 부위는 남성은 어깨, 여성은 팔꿈치 부상이 잦다. 특히 어깨 힘줄이 손상되는 어깨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파열과 같은 부상을 당하면 수술과 재활치료를 하느라 6개월 이상 골프를 손에서 놓아야 하니 올 한해 필드는 잊어야 하는 셈이다. 골프를 부상 없이 꾸준히 즐기기 위해서는 필드에 나가기 전 실내연습장에서 몸을 풀고 자세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골프는 한 방향으로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데다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부위의 근육과 관절, 인대에 무리가 가는 운동이다. 특히 봄철 필드에서는 들뜬 기분에 과격하게 스윙 하거나 무리해서 비거리를 늘리려다 부상을 당하는 골퍼가 많다. 주로 어깨, 허리, 팔꿈치 등을 다치는데, 성별에 따라 다치는 부위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남성은 비거리를 늘리려는 욕심이 있고 유연성이 떨어지다 보니 과도하게 스윙 하다 어깨 관절을 다치는 경우가 흔하다. 어깨충돌증후군은 대표적인 골프 부상 중 하나다.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가 손상되는 이 질환은 어깨뼈 끝에 처마처럼 튀어나온 견봉과 위팔뼈인 상완골 사이 간격이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상완골 위에 붙어 있는 회전근개와 충돌, 통증과 염증을 일으킨다.
어깨충돌증후군은 노화에 의해 생기기도 하지만 골프처럼 어깨를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는 운동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팔을 내린 자세에서 퍼팅을 할 때는 괜찮다가도 어깨를 크게 움직이는 풀스윙을 한 뒤에는 강렬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팔을 어깨 위로 올리면 견봉에 손상된 회전근개가 닿아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송병욱 날개병원 원장은 “스윙 동작을 무리해서 하면 어깨충돌증후군이 생기기 쉬운데 단순 근육통이나 오십견 등으로 생각해 방치하기 쉽다”며 “충돌증후군을 방치하면 손상이 계속돼 결국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번 찢어진 회전근개는 저절로 붙지 않아 봉합해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관절내시경으로 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어깨를 다시 쓰기 위해서는 재활 과정이 필요하다. 수술 3개월 후부터는 일상생활을 거의 무리 없이 할 수 있고 어깨를 많이 쓰는 골프는 6개월 후부터 시작 하는 것이 좋다.
여성 골퍼는 남성보다 유연성이 좋아 어깨 부상은 적은 편이나 팔 근력이 약해 팔꿈치 부상이 많다. 팔꿈치 안쪽 뼈에 붙어 손목을 구부릴 때 데 사용하는 근육을 내상과라고 하는데, 이곳에 손상과 염증이 생기는 내상과염이 바로 골프 엘보다.
이와 반대로 팔꿈치 바깥쪽 뼈에 붙어 손목을 젖힐 때 사용하는 근육인 외상과를 다치는 것은 외상과염 또는 테니스 엘보라고 한다. 골프 엘보는 잘못된 자세 혹은 뒤 땅을 칠 때의 충격 때문에 생긴다. 또한 이름 때문에 골프 엘보만 조심하면 될 것 같지만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골프 엘보 보다 테니스 엘보가 더 흔하게 발생한다. 팔의 근육이 골프채에 가해지는 공의 충격을 이겨낼 만큼 강하지 못하고 자세 또한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송병욱 원장은 “여성은 남성보다 근력이 약한데다 반복적인 가사 노동으로 팔꿈치 근육과 힘줄이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커 무리하게 골프를 치면 엘보 질환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골프 엘보는 팔꿈치 안쪽에, 테니스 엘보는 바깥쪽에 통증이 생기는 차이가 있지만 둘 다 골프로 인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깨와 팔꿈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필드에 나가기 전 얼마 동안은 실내연습장에서 자세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실내연습장이나 필드에 상관없이 운동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먼저 해야 한다.
전신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지 않은 상태에서 골프를 치면 어깨와 팔꿈치뿐 아니라 허리 부상, 무릎 반월상 연골판 파열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스윙할 때는 비거리보다는 정확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다. 풀스윙보다는 하프스윙으로 어깨가 받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그립은 너무 세게 잡지 않아야 팔꿈치 부담이 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