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수익 기자
2013.12.23 06:00:01
[이데일리 박수익 정다슬 기자] 올해가 열흘도 남지 않는 가운데 ‘예산안, 경제법안, 국정원개혁특위’ 등 이른바 정치권 3대쟁점 모두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며 연말정국의 난제가 쌓이고 있다.
여야는 연내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 오는 26일과 30일 국회 본회의 일정을 잡아놓고 있지만 철도노조 파업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정국의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예산안 처리의 시급성 등을 감안, 여야지도부간 추가 협상을 통해 타협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지만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다.
정부의 새해예산안과 관련해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가 지난 20일까지 세부사업별 삭감 심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증액심사에 돌입했다. 예결위 소위는 휴일을 반납해서라도 연말까지 남은 심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삭감 심사 당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보류한 이른바 ‘박근혜표 예산’이 불씨다.
대표적으로 안정행정부의 새마을운동 지원예산(23억원)과 새마을 운동 세계화 예산(30억원)을 비롯해 창조경제기반구축(45억원)·창조경제종합지원(69억원)·디지털콘텐츠코리아펀드(500억원)의 심사가 미뤄졌다.새누리당은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정부안대로 의결해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이들 사업이 전년대비 과다하게 증액됐거나 실효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아울러 증액심사를 시작하기로했던 22일 예산조정소위는 경찰의 철도노조 지도부 강제구인 시도 여파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예결위 관계자는 “여러 시국 상황을 감안, 전체회의를 하지 않고 당초 논의하기로 했던 증액심사 방향과 원칙에 대해 양 간사간 논의하기로 위임했다”고 설명했다.
예산심사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예산부수법안 심사도 속도가 더딘 편이다. 부수법안을 심사하는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는 창업투자자의 코넥스기업 출자시 세제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등 일부 법안에 합의했지만, 핵심사항인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등은 본격적인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소득세 최고세율(현행 38%)를 기존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추는 소득세법 등은 ‘증세논쟁’과 직접적으로 맞닿아있어 무더기로 통합심사대상으로 분류, 후순위 논의로 밀렸기 때문이다. 정부의 새해예산안은 부수법안 처리를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조세소위가 진통을 겪으면 예산안처리도 그만큼 늦어진다.
예산안 문제는 국정원개혁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아 더욱 예측불가다. 국회 국정원개혁특위에서 논의 중인 국정원 개혁방향을 놓고 여야 간 시각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야권 일각에서 국정원 관련법과 예산안을 연계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시작부터 예산통제권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전개된 가운데 최근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 국방부의 군사이버사령부 댓글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 범야권의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법 발의 등이 더해지면서 합의점 찾기가 더욱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편 예산과 국정원 개혁의 틈바구니 속에서 경제관련 쟁점법안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새누리당은 지주회사 규제개선을 담은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이른바 ‘경제활성화법안’을 반드시 연내 처리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경제민주화를 비롯한 소위 ‘민생살리기법안’이 시급하다고 맞서면서 상임위 차원의 손을 사실상 떠났다.
부동산관련법안 역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을 강조하는 여당과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요구하는 야당의 평행선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밖에 쌀 목표가격을 정하기 위한 ‘쌀 직불금 관련 법안’도 해당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