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후폭풍, 예·적금 상품 쏟아지고 돈 몰리고

by이현정 기자
2013.11.14 06:00:00

저금리에도 고객 수요 꾸준
NIM 끌어올릴 수 있는 저원가성예금 유치전도 ''후끈''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한동안 예·적금 상품 출시가 뜸했던 시중은행들이 최근들어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깝지만 저금리와 불경기가 겹쳐 돈을 굴릴 곳이 마땅찮은 고객들의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외환·우리·농협 등 시중은행들은 최근 한달 새 예·적금 신상품이나 저원가성 예금 유치를 위한 수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은행들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 작년 초 3.8%에 달했으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올 상반기 기준 2.7%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금리는 4.3%에서 3.3%로 떨어졌다.

하지만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주식·부동산 등에 투자하기는 여전히 망설여지고 동양사태로 인해 투기성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면서 은행 예·적금에 꾸준히 돈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 1월 576조2000억원에서 7월 565조원까지 10조원 넘게 줄었으나 8월 572조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적금잔액은 8월 기준 37조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이 지난 9월 45세 이상의 시니어고객을 타깃으로 내놓은 ‘내생애 아름다운 정기예ㆍ적금’은 출시 2달만에 10만좌를 돌파하며 농협 수신상품 중 역대 최단기 실적을 기록했다.



농협은 지난 1일에도 여성고객 전용상품인 ‘미시(美She)통장·적금·예금’을 선보이며 타깃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예금과 적금금리는 각각 최고 연 2.9%, 3.5% 수준이다.

외환은행이 13일 출시한 ‘KEB 윙고 빙고 적금’은 만 18세 이상 30세 이하의 취업준비생이나 사회초년생이 주요 가입대상으로 각종 우대금리를 더하면 연 최고 3.2%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 N플러스 정기예금’은 스마트폰 뱅킹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한데 6개월 이상시 2.8%, 3년 이상이면 2.9% 금리가 제공된다.

우리은행이 지난 9월16일부터 10월11일까지 판매한 ‘시네마정기예금’은 영화 ‘소원’의 관객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8735계좌에 945억원이 몰렸다.

저원가성예금도 예·적금보다 금리는 낮게 주면서 순이자마진(NIM)을 끌어올릴 수 있어 은행들이 전략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KB★Story통장’은 급여이체, 가맹점대금 입금, 연금수령, 신용카드 결제, 아파트관리비 이체 등의 은행거래 실적에 따라 각종 수수료 면제와 잔액 100만원 이하에 대해 최고 연 2.0%의 우대금리를 준다. 신한은행의 ‘가계부(富) 통장’은 한달에 한번 생활비 50만원 이상을 임금하거나 아파트관리비, 공과금 자동이체 등을 할 경우 전자금융수수료, 신한은행 자동화기기 마감 후 인출수수료, 자동화기기 이체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우리은행의 ‘우리 Tax Care 통장’은 우리은행에서 가입한 금융상품에 대해 원천징수되는 금융소득을 연도별로 누적 집계해 알려주며, 기업은행이 선보인 입출금식예금 ’IBK맛집통장‘도 음식사업자들에게 각종 수수료를 면재해주고 있어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