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10.16 05:04:51
3대 지수 동반하락..S&P지수, 막판 1700선 지켜
소비재-금융주 부진..애플, 한때 500달러 돌파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 셧다운 해결과 부채한도 상한 증액 합의 기대가 커진 가운데 막판 타결이 지연된 것이 다소 실망감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33.25포인트, 0.87% 하락한 1만5168.01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1.26포인트, 0.56% 떨어진 3794.01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2.07포인트, 0.71% 낮은 1698.07을 기록했다.
미국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간 부채한도 상한 증액을 위한 합의에 사실상 근접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실제 정치권에서의 움직임은 기대에 못미쳤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독자적인 법안을 마련해 이날밤 표결 처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백악관측도 “합의가 아직 멀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에서의 ZEW 투자자 신뢰지수가 3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미국의 엠파이어 스테어트지수는 5개월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씨티그룹과 코카콜라 등 대형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다소 부담을 줬다.
모든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소비재관련주와 금융주가 부진한 모습이었다.
개장전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던 씨티그룹은 1.49% 하락했고, 이로 인해 지난주말 역시 좋지 않은 실적을 내놓았던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등 대부분 금융주들이 동반 하락하고 말았다. JC페니도 파산 자문관을 고용했다는 루머를 부인했지만 매물이 집중되며 9% 가까이 폭락하고 말았다.
코카콜라도 예상에 부합되는 이익을 냈지만 매출 부진으로 인해 0.66% 하락했다. 존슨앤존슨은 연간 실적 전망 상향 조정으로 인해 강보합권을 지켜냈다.
반면 애플은 버버리의 안젤라 아렌츠 최고경영자(CEO)를 소매 및 온라인 담당 임원으로 영입했다는 소식과 오는 22일에 있을 언론 행사에서 새로운 아이패드를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장중 500달러를 돌파하는 등 0.53% 올라갔다. 마이크로 소프트(MS)도 제프리스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덕에 0.12% 상승했다.
◇ 리드 “오늘밤 美신용등급 강등될수도”..막판타결 압박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해결과 부채한도 상한 증액을 위한 정치권의 협상이 조만간 극적으로 타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원과 백악관이 사실상 합의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오늘밤에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며 독자적인 법안을 준비중인 공화당 하원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오는 17일을 불과 이틀 앞둔 이날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이날밤 새해 임시 예산안과 부채한도 상한 증액안을 마련해 전체회의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내년 1월15일까지 연방정부 재정지출을 승인함으로써 셧다운을 중단시키고 내년 2월7일까지 한시적으로 정부 부채한도 상한을 증액하기로 했다. 대신 건강보험 개혁조치인 오바마케어 예산 마련을 위해 도입된 의료기기에 부과되는 세금을 2년간 보류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부터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함께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접촉하면서 공화당 하원 지도부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함께 참여해 합의안 초안을 만들고 있고 이르면 이날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안에서는 임시 예산안과 부채한도 상한을 증액하면서 오바마케어 시행방안을 일부 변경하고 연방정부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도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화당 지도부와 생산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번주내로 재앙적인 디폴트를 막을 수 있는 포괄적인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하원이 독자적인 안을 만들어 하원에서 통과시키더라도 이는 상원을 통과할 순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가 이 협상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신용평가기관들이 이르면 오늘밤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더들리 “재정역풍에 맞서 모든 부양수단 동원해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조치를 옹호하면서 재정정책에서의 역풍에 맞서기 위해 비전통적인 부양책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개시장위원회(FOMC) 종신 보팅멤버로 활동하며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더들리 총재는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멕시코 중앙은행 주최 강연에서 “재정정책으로 인한 경기 저해요인을 해소하고 경제 성장을 지속적으로 부양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비전통적 부양책 등 모든 정책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활용 가능한 정책수단들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런 수단들은 독립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리스크를 야기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것은 바로 재정당국이 중앙은행의 정책목표에 부합되는 방식으로 행동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최근 역사를 보면 중앙은행들은 통화당국이 이렇게 부적절하게 행동할 경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연준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함으로써 더 많은 정치적 리스크에 노출돼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울러 더들리 총재는 “연준은 장기적으로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최대 고용을 달성한다는 이중 정책목표(듀얼 멘데이트)를 가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측면에서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다”며 부양기조에 무게를 실었다.
◇ 애플, 22일 신제품 행사..‘뉴 아이패드’ 공개할듯
애플이 오는 22일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대규모 언론 초청 행사를 갖기로 했다. 차세대 아이패드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이같은 행사를 위한 초청장을 각 언론에 배포했다. 행사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오후 1시(한국시간 23일 새벽 2시)부터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내 예바부에나센터에서 열린다. 애플은 이번 행사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는데, 현지 언론들은 이 자리에서 애플이 차세대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를 동시에 공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차세대 아이패드는 새로운 디자인에 더 얇아진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각에서는 이 새로운 아이패드의 화면 크기가 더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이패드 미니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최신 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기대감에 애플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전일대비 0.9% 상승하며 다시 500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 엠파이어지수, 5개월래 최저..美제조업 확장 둔화
뉴욕지역 제조업 경기가 석 달 연속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보였다. 지수는 5개월 연속으로 기준치를 웃돌았지만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며 미국 제조업 경기 확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플러스(+) 1.5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9월의 6.29는 물론이고 7.00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모두 크게 밑돈 것이다. 특히 이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지수는 최근 5개월 연속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판단하는 기준치인 0(제로)을 넘어서면서 제조업 경기가 다시 확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세부 항목별로는 고용지수가 7.53에서 3.61로 조정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그러나 신규주문지수는 2.35에서 7.75로 높아졌고 제품가격지수도 21.51에서 21.69로 상승했다. 6개월후 기업여건 전망지수도 40.64에서 40.76으로 소폭 올랐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미국내 지역별 제조업경기지수 가운데 가장 먼저 발표돼 미국 제조업경기를 읽을 수 있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 씨티그룹 3Q 실적부진..코카콜라 매출도 기대이하
자산 기준으로 미국내 3위 은행인 씨티그룹의 올 3분기(7~9월) 순이익이 32억3000만달러, 주당 1.00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의 6억6800만달러, 주당 15센트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순익 증가는 증권사인 모건스탠리 스미스바니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과 세제 혜택, 보유 부채가치 변화 등을 포함한 것으로, 이같은 일회성 이익 등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32억6000만달러, 주당 1.02달러에 그쳤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32억7000만달러, 주당 1.06달러보다 소폭 하락한 것은 물론 1.04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쳤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매출액)도 179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137억달러에 비해 30% 증가했지만, 186억2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보다는 저조했다.
또한 세계 최대 소프트드링크 업체인 코카콜라의 올 3분기(7~9월) 순이익이 24억5000만달러, 주당 54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23억1000만달러, 주당 50센트보다 상승한 것이었다. 또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53센트로, 시장 전망에 부합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0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 감소했고 120억5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도 소폭 못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