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3.07.25 06:00:00
작년 9월 LG전자 계기로 회사채시장 호조
견조한 2분기 실적 vs 금리 낮고 장기물 소화될지 미지수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채권 시장의 눈이 LG전자의 회사채 발행에 쏠려 있다. LG전자의 회사채 발행 결과에 따라 침체된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도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오는 31일 무보증회사채 2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7년물 500억원 등 총 20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2월과 5월에 사모사채를 발행하긴 했지만 공모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10개월 만이다.
정부가 회사채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을 정도로 냉각된 시장의 분위기가 한 기업의 회사채 발행으로 과연 반전될 수 있을까. 지난해 LG전자의 회사채 발행을 보면 억지스러운 전망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LG전자는 회사채 2000억원을 발행하려다가 3000억원으로 그 규모를 확대했다. 기관투자자의 청약이 몰린 덕분이다. LG전자의 흥행은 비수기였던 회사채 시장의 발행심리 회복을 이끌었다. LG전자의 회사채 발행 이후 발행물량이 증가했다. 또한 LG유플러스, LG패션 등 LG그룹 계열사들도 흥행을 노리고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었다.
현재 회사채 시장은 발행심리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에 금리가 치솟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비율이 지난달 60.2%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를 넘기지 못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AA’급 우량 기업들마저도 회사채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CJ E&M(신용등급 AA-), 한국증권금융(AAA) 등은 발행을 미뤘고 KB금융지주(AAA)는 발행을 취소했다. CJ대한통운(AA-)은 아예 기업어음(CP)으로 자금 조달 창구를 바꿨다.신용등급 ‘AA’인 LG전자도 발행을 미뤘다가 채권금리가 안정세를 찾자 한 달여 만에 다시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렸다.
시장은 25일 실시되는 LG전자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가 회사채 발행을 포기한 기업들을 다시 시장에 불러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LG전자가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회사채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을지는 LG전자에 달렸다”고 판단했다.
LG전자 수요예측은 흥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반반이라는 평가다.
LG전자의 상황은 좋다. 수요예측 전날인 24일 발표된 2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2323억원, 479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시장경쟁 심화로 마케팅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9% 감소했지만 전분기보다는 37.2% 증가했다.
그러나 낮은 금리가 위험요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안 좋은데도 LG전자가 공모 희망 금리 범위를 민평 금리에서 -0.1%포인트~0%포인트 수준으로 비교적 낮게 제시했다”며 “장기물인 5년물과 7년물에 수요가 몰릴지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