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동욱 기자
2011.09.20 06:03:00
건자회 "철강업계 횡포..강경 대응 검토"
[이데일리 류의성 김동욱 기자] 제강업계가 건설사에 철근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건설사들이 보조를 맞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개별 대응보다는 건설사의 자재 담당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를 통해 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이번 사태가 전적으로 독과점 시장을 이용한 철강업계의 시장 횡포인 만큼, 강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어서 제강업계와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건자회는 이날 오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건설회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총회를 연다. 제강업계가 철근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 각 사의 현황을 파악한 후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정훈 건자회 회장은 "이번 사태가 그냥 넘어가게 되면 향후 이런 일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며 "회원사 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강업계가 철근가격 인상 근거로 제시한 원가가격 상승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회장은 "원가는 철강업계가 어떻게 책정하는 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갑자기 철근 값을 인상하는 주된 이유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지난 3월부터 협상을 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철근 값은 내려갔을 것"이라며 "지금껏 협상을 통해 안정적으로 철근값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건설사들은 기본적으로 2~3주 정도 재고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진행 중인 공사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일부 건설회사들은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는 재고 물량을 확보해 둔 상태다. 그러나 양 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장기화된다면 영향은 불가피하다.
대형 건설사의 고위 관계자는 "철근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은 프로젝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한 건설사의 관계자는 "대형 공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철근 수요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문제가 장기화되면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견건설사의 자재담당 부장은 "중견업체는 최근 건설업 불황으로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데다, 철근값도 비싸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공동대응을 한다고 하니일단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빠른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지적되고 있다. 지금껏 이어온 협상이 깨진 만큼 다시 업계 간 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