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고용지표 부진에 양적완화 기대..다우 0.2%↑

by피용익 기자
2010.10.07 05:53:07

ADP 고용 예상밖 감소..노동부 고용보고서 부진 우려
연준 양적완화 실시 기대감에 다우 지수 반등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6일(현지시간) 거래를 혼조세로 마감했다. ADP가 발표한 민간 고용이 예상 밖으로 감소한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다만 경기 회복세 둔화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양적완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맞서며 다우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2.93포인트(0.21%) 상승한 1만967.6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17포인트(0.80%) 하락한 2380.66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0.78포인트(0.07%) 내린 1159.97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ADP 민간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혼조세로 출발했다. 민간 고용이 예상 밖으로 감소한 점은 이번주 발표되는 노동부 고용보고서가 부진한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우려를 높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6%, 2.3%로 하향 조정한 점도 주가에 부담을 줬다.

아울러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아일랜드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는 소식도 글로벌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를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동시에 높아졌다.

이에 따라 주요 지수는 장 중 보합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관망세가 짙어진 모습을 보였다. 거래량은 40억주에 미달해 올 평균보다 낮았다.

다만 기술주는 데이터 통신 업체 에퀴닉스가 수요 부진을 이유로 실적 경고를 내놓은 점을 악재로 반영하며 전반적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변 시장에서는 양적완화 관측으로 인해 달러가 엔과 유로에 대해 각각 15년, 8개월 최저로 밀렸고,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1개월 최저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83달러 선으로 올라섰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19개 종목이 상승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알코아가 2% 안팎으로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S&P500의 주요 업종별 지수 중에서는 에너지, 산업, 원자재 업종이 오른 반면 통신과 기술업종은 약세를 나타냈다.

연준의 양적완화 기대감에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며 상품 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에너지주와 원자재주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셰브론과 엑슨모빌은 각각 0.60%, 1.07% 상승했고, 알코아는 1.89% 뛰었다. 프리포트맥모란과 US스틸도 2%대 강세를 기록했다.

데이터 통신업체인 에퀴닉스가 3분기 매출액 목표치를 하향 조정한 여파로 33.07% 하락했다. 이로 인해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모간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낮춘 알테라와 자일링스가 2%대 밀렸고, 엔비디아, 페어차일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다른 반도체주도 2~4%대 빠졌다.

실적 발표 기업 가운데서는 코스트코가 분기 순이익 증가를 호재로 1.16% 올랐고, 얌브랜즈도 순이익이 7% 증가했다는 소식에 1.20% 뛰었다. 반면 몬산토는 손실이 확대된 점을 반영하며 0.31% 하락했다.

이밖에 GE가 자원개발 장비업체인 드레서를 인수한다고 밝힌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며 2.36% 상승했고, 애플이 CDMA 방식 아이폰을 생산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애플과 버라이즌의 주가도 올랐다.


미국 민간 기업들의 고용이 지난달 예상 밖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고용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고용서비스 업체 ADP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기업들의 고용은 3만9000건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2만건 증가를 점쳤지만, 이같은 예상을 깨고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민간 고용은 제조업과 건설업 등 재화생산업종에서 4만5000건이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종에서는 6000건이 늘었다.

또 취업정보업체인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는 9월 미국 기업들의 해고 발표가 전년동월 대비 44% 감소한 3만7151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IMF는 미국의 소비 침체를 이유로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IMF는 올해 미국 경제가 2.6% 성장하고, 내년에는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인 3.3%, 2.9%에서 각각 0.7%포인트, 0.6%포인트 낮춰진 것이다.

IMF는 이날 하반기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는 지속적이지만 느린 회복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며 "성장률은 이전 회복세에 비해 훨씬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회복세가 약한 이유는 개인 소비의 부진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 경제가 더블딥 경기후퇴에 빠질 가능성이 40%라고 진단했다.

그는 "(더블딥에 빠지기 위해) 또 하나의 리먼브러더스 파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거대한 손실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며 작은 충격에도 미국 경제가 다시 경기후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 경제 성장세의 둔화는 연준의 양적완화 실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잰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향후 6~9개월 동안 미국 경제가 `상당히(fairly)` 나쁘거나 `매우(very)` 나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따라서 연준은 다음달 2~3일 FOMC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