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랠리` 뉴욕 일제 급등..다우 305p↑

by김기성 기자
2008.11.05 06:37:12

대선 불확실성 해소..대선일 24년 최대 상승
신용경색 완화+재무부 대상 확대 등도 호재
국제 유가 10% 폭등 70弗 회복..달러 급락
금융주+에너지 관련주 상승세 두드러져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미국의 대통령 선거일인 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급등했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이날 치러진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미국의 경제회복을 위한 총력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다.

재무부가 구제금융 일환의 지분 매입 대상을 비은행권으로 확대한다는 소식과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가 17일 연속 하락하는 등 신용경색 완화신호가 뚜렷해진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스터카드의 기대 이상 실적과 국제 유가 폭등에 힘입은 에너지 관련주의 동반 상승도 한몫했다.

9월 공장주문 감소율이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깊숙히 침투했음을 또다시 보여줬지만 경기침체 뉴스는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지배하면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9625.28로 전일대비 305.45포인트(3.28%) 급등했다. 대선일 상승폭으로는 지난 1984년 이후 24년만에 최고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79포인트(3.12%) 상승한 1780.12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05.75로 39.45포인트(4.08%) 치솟았다.

◇라이보 17일째 하락..신용경색 완화 `뚜렷`..마스터카드등 금융주 `상승`

달러 유동성을 가늠하는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가 17일째 하락하는 등 신용경색 완화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등 각국 정부의 잇단 금리인하 등 강도높은 금융시장 안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1개월짜리 라이보는 전일대비 18bp 떨어진 2.18%를 기록, 지난 2004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3개월짜리 라이보도 2.71%로 15bp 내렸다. 지난 6월9일 이후 근 5개월래 최저치다.

이 영향으로 은행주가 동반 상승했다. 씨티그룹(C)은 4.8% 올랐고, 골드만삭스(GS)는 6.6% 뛰었다.

크리스토프 리거 드레스드너 클라인워트 채권 전략가는 "중앙은행들의 조치가 신용경색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2위 신용카드업체인 마스터카드(MA)는 예상보다 좋은 분기 실적 발표에 힘입어 26% 급등했다.

디스커버 파이낸셜과의 소송 해결 비용 5억1550억달러를 제외한 마스터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3억2200만달러(주당 2.47달러)를 기록,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2.24달러를 웃돌았다.



◇재무부 지분 매입 대상, 전문금융사로 확대될 듯..GE CIT `급등`

미국 재무부가 지분 매입 대상 금융사를 채권보증업체와 전문금융사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은행 및 보험사 우선주 매입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무부가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자회사인 GE캐피털이나 상업금융회사인 CIT그룹 등도 재무부의 지분 매입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GE는 7.6% 상승했고, CIT는 36% 폭등했다.

제니퍼 주카렐리 재무부 대변인은 "금융 시스템을 강화하고 대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구제금융 7000억달러 가운데 2500억달러를 금융사 지분 매입에 사용하기로 한 상태다. 이미 1630억달러는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 은행들에 할당됐다.

◇유가 10%↑ 70弗 회복 `달러급락+감산 현실화`..에너지주 상승

국제 유가가 10% 이상 폭등하면서 배럴당 70달러를 단숨에 회복했다.

유로 대비 달러 가치가 지난 99년 유로 탄생 이래 하루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달러는 글로벌 증시 동반 상승으로 미국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드는 등 수요가 급감하면서 급락했다.

또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경제회복이 지금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유가 폭등에 반영됐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하루 150만배럴 감산 결정 이후 일부 고객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줄였다는 보도도 한몫했다. OPEC의 감산이 현실화됐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6.62달러(10.4%) 폭등한 70.53달러로 마감했다.

노이먼 바라캇 매쿼리 퓨처 글로벌 에너지 선물 사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미 반영됐고, 다시 상승 요인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OPEC의 감산이 현실화된 이후 자금이 원유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1, 2위 원유 메이저인 엑손모빌(XOM)과 셰브론(CVX)은 유가 폭등에 힘입어 각각 4.3%와 6.1% 올랐다.

◇`제조업 악화` 美 9월 공장주문 2.5%↓

미국의 9월 공장주문이 월가 예상치를 밑도는 2.5%의 감소율을 기록, 제조업 부문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음을 또다시 보여줬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2%를 비교적 크게 밑도는 것이다.

전날 공개된 10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26년래 최저치로 추락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깊숙히 전염됐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