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단추끼는 3월증시..`기댈 곳이 없다`

by손희동 기자
2008.03.02 09:00:04

(주간증시전망)지난주말 美 증시 급락..주초 불안
박스권 연장 전망.."1750선 위에선 팔아라"
美 경제지표 우선 체크 포인트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2월 마지막주 거래를 마치고 다음주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에게 또 한번의 비보가 날아들었다.

지난주말 뉴욕증시가 경기침체 공포감에 또 다시 2%대의 급락세를 보였다는 것. 29일 뉴욕에서는 부진한 소비 및 제조업 지표 발표와 AIG, 델 등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투자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잠잠해질만 하면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에 한 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월증시는 반등세를 보이며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 경기가 여전히 한 치앞을 내다볼 수 없게 돼, 3월증시의 출발은 그다지 순탄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보증업체들의 신용등급 유지, 생산자 물가지수의 예상치 상회 등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지난 한 주동안 회복국면의 진입을 예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뚜렷한 상승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의 잠복이라는 악재가 시장에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관련 규모마저, 최악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무섭게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UBS는 금융권의 신용위기 관련 손실이 6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금까지 상각처리된 금액이 2000억달러 수준이니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소비 역시 연일 하강곡선이다. 미국의 소비심리는 16년이래 최저수준이다. 물가상승까지 겹쳐 이제는 R(Recession)공포가 아니라 S(Stagflation)공포를 걱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가를 위시로 한 원자재 가격의 급등 역시 시장으로선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 파트장은 "원자재 및 곡물가격의 고공행진은 지속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주가의 추세 반전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한 주 국내증시는 최근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해외증시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주말 1700선을 지지하면서 마무리하긴 했지만 박스권 장세의 연장선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아직은 고점영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해외에서의 극적인 반전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박스권 고점에서는 매도하고, 저점에서는 매수하는 기존의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보수적 접근방식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아래쪽으로의 지지력을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조정을 이용한 분할매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역시 1600~1800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750선 위에서는 비중축소, 1650선 아래에서는 소재, 산업재, IT 중심의 분할매수를 권했다.

삼성증권은 "현금도 종목이라는 생각으로 균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이번 한 주 역시 해외, 특히 미국에서 나오는 경제지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발표되는 ISM(공급관리자협회)제조업지수와 6일의 서비스업지수 발표가 우선 관심사다. 지난 2월, 국내 설연휴 기간동안 미국증시를 급락으로 이끌었던 핵심지표이니 만큼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두 지표 모두 또다시 기준치인 50을 하회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은 높지않다. 경기침체 우려만 부각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소비를 지탱해주는 2월 고용동향(7일)역시 경기 불안요소를 확대시킬만한 재료다. 이들 재료에 대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4일 연설을 통해 확인해 봄 직이 좋을 듯 하다.

국내에선 3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눈여겨 볼 법하다.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 5일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전인대와, 6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등도 체크 포인트다.
 

▲ 자료:삼성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