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무한진화'' "좁다고 얕보지 마라"

by노컷뉴스 기자
2007.12.31 09:10:10

식료품서 토털서비스까지… 100㎡속 배부른 세상을 품었다
''24시간 편의점은 진화중''.

[노컷뉴스 제공] 편의점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이제 편의점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제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토털 서비스 공간으로 경쟁력을 키워가는 추세다.
 

최근에는 공공요금 수납서비스 등 금융서비스와 택배, 공연 및 영화티켓 예매, 소형가전 및 여행상품, 보험상품 판매 등으로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급성장하는 편의점 시장=1989년 5월 서울올림픽 선수촌에 24시간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1호점이 처음 생긴 이래 편의점 시장은 이제 5조원대로 급성장했다. 사단법인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편의점의 취급 품목은 무려 3천100여종에 이르고 점포수도 지난 5월말 현재 1만개를 넘어섰다.

점포 1곳의 연간 평균 매출액은 2006년말 현재 연간 약 5억6천64만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평균 근무인원은 7명이다. 이 가운데 파트타이머가 4.8명 정도로 전국 편의점 파트타이머 규모만 어림잡아도 4만~5만명에 이른다. 수도권 지역의 평균 매출액은 연간 5억9천897만원, 1일 평균 매출액은 164만1천원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부지 확보 어려움으로 추가 점포 신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편의점은 평균 매장 면적이 100㎡ 정도에 지나지 않아 향후 10년 후에는 2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없는 것 빼고 다 판다=좁은 공간으로 한정돼 있는 편의점은 무조건 제품 숫자만 늘릴 수는 없다. 편의점은 30~300㎡까지 천차만별이다. 한정된 공간 때문에 지금의 편의점은 그 기능을 무한대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1990년대 초반 편의점 대표 상품은 단연 음료를 얼린 얼음과자의 일종인 슬러시였고, 이후 콜라, 사이다, 환타 등 탄산음료로 옮겨가는 등 식품류가 주도했다. 이제는 식품류 판매는 기본이고, 택배 서비스, 영화 및 스포츠 경기 티켓 판매, 보험상품 판매, 공공요금 수납, 휴대전화 결제, 프린터 잉크 충전, 인터넷쇼핑몰 구매상품 픽업 서비스 등 편의점이 취급하는 상품은 하루가 다르게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최근 일부 편의점에선 빵을 직접 구워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다 다양한 소형 고급 케이크까지 판다. 그 뿐 아니라 여행사들과 연계해 도쿄·오사카 본토 일주 4박5일 여행상품, 제주도 2박3일 여행권 등 가까운 국내외 여행상품도 내놓았다.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도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싸이월드의 도토리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게다가 핵심 고객층인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내비게이션 등 10여종의 디지털 소형 가전도 취급하고, 이동통신사 KTF는 편의점업체와 제휴해 휴대폰 단말기도 판매한다.



차별화만이 살길=업체간 차별화 경쟁도 치열해졌다. 주택가, 오피스가, 유흥가 등 입지별 특성에 맞는 특화된 편의점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GS25는 업계 최초로 '슈퍼형 편의점'을 오픈해 현재 2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매장은 주로 주택가 상권에 맞춰 주부들을 대상으로 일반 편의점 상품과 함께 야채, 과일, 양곡 등 100여개의 신선식품과 슈퍼용 상품만 600여종을 취급하고 있다.

바이더웨이도 '테라로사 커피', '뉴질랜드 내추럴 아이스크림', '스테프 핫도그' 등 독자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프리미엄 상품으로 구성된 카페형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훼미리마트도 일부 매장에서 전문 제빵사가 매일 직접 빵을 굽는다. 매장 외부도 원목으로 테라스를 만들어 일반 편의점과 차별화했다.



미니 열풍=편의점이 20~30대 젊은 층의 라이프 스타일 거점으로 변신하고 있다. 훼미리마트가 전국 3천600개 점포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편의점 고객 가운데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67.3%에 이른다.

이 때문에 젊은 층의 라이프 스타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젊은층들의 구매 욕구에 맞춰 기존에 비해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소용량 제품을 선보이면서 미니 열풍을 이끌어 냈다. 미니 상품에 대한 선호도 다양해져 김치, 김밥, 과자 등에 국한됐던 상품에서 와인과 양주 등의 주류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편의점의 대표적인 미니 상품인 삼각김밥도 변하고 있다. 편의점 삼각김밥이 기존의 저렴한 재료 대신 최고급 브랜드 쌀, 한우 등을 사용한 프리미엄급 삼각김밥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고급화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삼각김밥은 전체 편의점 매출 가운데 3%에 불과하지만 라면, 음료수 등 다른 상품과의 연관구매율이 0~70%에 달해 편의점 업계의 효자상품으로 손꼽히면서 앞다퉈 프리미엄급 신제품 개발에 애쓰고 있는 것이다.

훼미리마트는 2005년 12종으로 출발한 미니상품이 현재 130여 종을 넘어서면서, 전체 미니상품 매출도 10배 이상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측도 미니상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 편의점 특성에 맞춘 작지만 실속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다.

경인일보 조영달 기자 dalsarang@kyeongin.com /노컷뉴스 제휴사 * 위 기사의 모든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경인일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