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락 지속..금리인하 기대 퇴색

by하정민 기자
2007.03.29 02:32:40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28일 오후 뉴욕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시장의 최대 이벤트였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증언은 주가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버냉키 의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으며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둔화로 높아지고 있는 금융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를 퇴색시키는 발언이다.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미국의 2월 내구재 주문은 2.5% 증가, 월가 예상치 3.8% 증가를 하회했다.

부동산 발 경기 둔화 우려도 여전하다. 2월 신규주택 판매의 예상 밖 부진, 미국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의 첫 하락, 서브프라임 시장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비관적 전망, 주택건설업체의 실적 부진 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비저 홈스가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을 것이란 소식까지 전해졌다.

다만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배럴 당 68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던 유가는 조금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 직후 다우 지수는 100포인트 넘는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유가가 추가 상승을 멈추면서 낙폭을 줄였다.

현지시간 오후 1시27분 현재 다우 지수는 1만2328.08로 전일대비 69.21포인트(0.56%) 내렸고, 나스닥 지수는 2429.25로 8.18포인트(0.34%) 떨어졌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1.23달러(1.95%) 오른 64.16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버냉키 "모기지 불안 확산 안될 것..근원 인플레 높다"

버냉키 의장은 "서브프라임 문제가 미국 경제 전반과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동요가 많은 개인과 가계에 금융 문제를 야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에 대한 이번 사태가 어떤 여파를 미쳤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택 및 제조업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향후 수 분기 동안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주택 시장 둔화와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으로 최근 몇 주 동안 경제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편안하지 않을 정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비록 향후 성장 둔화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낮아지겠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은 상존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높은 렌트 비용이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美 내구재 주문 2.5% 증가..예상 하회

미국의 2월 내구재 주문은 2.5% 증가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 3.8% 증가를 하회했다.



특히 운송 장비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1% 감소했다. 다만 민간 항공기 수주가 88.4% 급증한 것이 전체 내구재 주문 호조를 이끌었다.

군용 항공기와 부품 주문은 29.2% 늘었다.

◆美 주택업체 비저 홈스, 검찰 조사 받을 듯

美 주택업체 비저 홈스(BZH)는 연방 검찰로부터 모기지 사업과 관련한 조사에 참여할 것으로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이 왜 조사를 요구하는 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비저 홈스는 검찰이 단지 서류만 요구했을 뿐이라고 공개했으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주가도 9.77% 급락했다.

◆BOA, 씨티 투자의견 상향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세계 최대 금융회사 씨티그룹(C)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렸다. 12개월 목표가격은 58달러로 제시했다. 펀더멘털과 주가에 대한 실망감이 바닥을 찍었다는 이유다.

씨티의 올해와 내년 전체 실적 전망치도 상향했다. BOA는 씨티의 올해 전체 순이익 예상치를 기존 4.45달러에서 4.50달러로, 내년 전망치는 4.80달러에서 4.95달러로 올렸다.

씨티는 0.55% 올랐다.

◆월마트-GM도 주목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두 대형주도 관심이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WMT)는 1.56% 떨어졌다. 월마트는 뉴욕 할인 매장 개장이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이슬러 매각을 둘러싼 루머도 무성하다. 이날 영국 더 타임스는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크라이슬러의 초기 매수전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임러와 GM은 1.54%, 1.90%씩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