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전망)환율 1200원대 반등 주목..변수 많아

by손동영 기자
2002.07.28 11:35:03

[edaily 손동영기자] 외환시장이 격변에 휩쓸려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초 1164원에서 주말 1193원까지 폭등했다. 더욱이 26일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는 1206원까지 치솟았다. 환율하락추세가 반전한 것일까. ◇지난주 외환시장 동향 환율은 1171원에 주간거래를 시작, 1190.40원으로 마쳤다. 월요일 장중에 1164원까지 급락하며 2000년11월이후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종전 추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주중 서서히 반등한 환율은 금요일(26일) 오후 1193원까지 폭등했다. 주중 저점과 고점의 격차가 29원에 달했고 지난 4월이후 처음으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26일 장중 환율변동폭은 1170.20원에서 1193원까지 22.80원에 달했다. 지난 2001년 1월3일의 23원과 함께 97년말 외환위기후 최대. 그만큼 시장은 당혹했고 방향성을 잃었다. 물론 수많은 시장참가자들이 손실을 기록했다. ◇달러 강세전환과 외국인 주식매도 공세 지난 주말 뉴욕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8.79엔으로 마쳤다. 주중 115.50엔대로 떨어지며 달러약세·엔강세가 두드러지던 상황과 정반대다. 대부분 시장참가자들이 115.5~117.5엔을 단기적인 박스권으로 여겼지만 상단이 너무나 쉽게 뚫려버렸다. 미국 증시의 약세가 전세계 증시로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 증시와 차별화(Decoupling)을 거론하던 때와 사뭇 다르다. 펀드들에 대한 환매요구가 세계 증시의 주식매도를 촉발하고 해당지역 통화로 이루어진 그 자금은 달러매수로 이어지고 있다. 26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역외세력이 강력한 달러매수공세를 펼친 것도 이런 세계적 흐름을 한발앞서 주도한 때문으로 풀이되고있다. 어쩌면 달러/엔 환율보다 달러/원 환율이 먼저 움직인 셈이다. 외국인은 지난 26일까지 9영업일동안 1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순매도 공세를 펼쳤다. 지난 26일에만 양대 시장을 합쳐 3459억원에 달하는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역외의 달러매수공세는 이런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매도와 깊이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달러강세 흐름과 함께 주식매도자금 역송금 수요를 함께 예상한 선취매적 성격이 강한 것. ◇달러공급 요인들은? 주중엔 SK㈜와 SK글로벌의 SK텔레콤 지분매각을 위한 해외 주식예탁증서(DR)및 교환사채(EB)발행으로 16억8000만달러가 유입된다. 이 자금은 이미 외환시장에 상당한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16억8000만달러를 환율에 영향을 주지않도록 `중립적`으로 처리한다는 외환당국의 설명을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달러공급을 예상하며 미리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을 구축했던 세력이 적지 않았고 그들은 지난 26일 낭패를 당했다. 숏커버를 위한 달러매수는 환율폭등을 부추겼을 뿐이다. SK 관련 자금의 동향에 시장의 관심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최근 단기외화자금시장, 즉 머니마켓시장에서 외화유동성에 일부 문제가 발행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머니마켓시장의 외화유동성은 일부 은행에 해당되는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달러부족을 의미한다. 지금처럼 현물환 시장에서 환율이 급반등하는 시기엔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외환당국의 대응에 주목할 시점이다. ◇당국의 대응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외환당국은 환율하락속도와 환율수준 자체에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의 실물경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컸고 그 결과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에 주목한 게 사실. 그런데 주 후반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1200원 안팎의 환율이라면 당국으로서도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급락세가 멈추고 내심 생각했던 수준에서 환율이 안정된다면 더 바랄게 없을 듯. 그럼 당국은 마냥 기뻐하고 있을까. 환율이 급등하는데 넋놓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 급등은 언젠가 또 다른 급락을 불러올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끝없는 환율폭등이 투기적 달러매수심리를 자극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시장에서 주의해야 할 상황은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일 때보다 폭발적 변화로 방향을 따져볼 겨를이 없을 때다. 단기외환자금시장 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전까지와는 정반대 의미에서 `속도조절`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있다, ◇환율 전망은 일단 26일 역외시장에서 형성된 1206원에 국내시장의 참고지표가 될 전망. 1190원과의 갭이 워낙 커 월요일 개장가는 예측키 어렵지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내심 1200원대 반등에 대비하고 있다. 변수는 명확하다. 달러화의 방향과 증시의 외국인 매매동향이다. 월말과 월초가 걸쳐 있는 주간인 탓에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수입 결제수요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지도 관심. SK관련 물량의 처리도 주목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눈여겨볼 시장 안팎의 변수가 많다. 이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은 전망치를 가급적 넓게 잡으려는 분위기다. 1180~1210원쯤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