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려에 주춤했던 日 증시…“일부 우려에도 긍정 흐름 전망”

by박순엽 기자
2024.12.08 06:00:00

日 닛케이지수 2.23% 하락…토픽스 지수 0.55%↓
트럼프 發 무역분쟁 우려에 금리 인상 가능성 영향
증권가 “우려 속에서도 긍정적 흐름 이어갈 가능성”
美 수요·내수주 이익 기여도 상승·주주환원 등 주목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일본 증시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질 무역분쟁 우려와 금리 인상 경계감에 주춤한 모습을 나타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엔화 강세와 기업이익 정체 등의 우려가 있으나 강한 미국 수요와 내수주 중심의 이익 기여도 상승, 주주환원 등으로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리라고 전망했다.

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닛케이225(Nikkei225) 지수는 지난달 2.23% 하락했다. 같은 기간 토픽스(TOPIX) 지수는 0.55% 떨어졌다. 이는 트럼프 2.0 정책 추진 과정에서 대미 무역 흑자가 컸던 국가들에 통화 절상·관세 등의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11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 시민이 지난달 29일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내에서도 수출주 위주로 부진했던 반면, 금리 인상 수혜·내수 컬러 업종은 더 나은 결과를 냈다”며 “특히, 4분기 들어 나스닥 강세, 엔화 약세가 동반 진행된 구간에서도 일본 증시의 정체기가 길어지면서 우려 요인들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 연구원은 엔화 강세와 기업이익 정체, 무역분쟁이란 우려 속에서도 일본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우선 엔화 강세는 전개되겠으나 급격한 강세 반전 가능성이 저지됐다는 판단에서다. 미·일 통화정책 차별화 축소가 엔화가 본격적인 강세로 갈 위험들을 제거해주는 요인이라고도 평가했다.

또 엔화 강세와 수출 모멘텀 둔화는 일본 증시에 부정적 요인이지만, 강한 미국 수요가 여전하고 주주환원 정책 모멘텀도 이어지리란 전망이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12월에 집중되는데, 현재까지 토픽스 구성 기업의 자사주 매입 공시 수는 총 923건으로 이미 2023년 전체 수준인 734건을 넘어섰다.



오 연구원은 “지금까지 일본 이익 개선의 가장 큰 이유였던 대미 수출에서 지난 2년처럼 수출이 너무 호황을 누리면 안 된다는 문제가 상단을 제약하겠지만, 강한 미국 수요 자체에 충분히 편승할 수 있다”며 “금융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 민감도가 낮은 업종의 이익 개선 기여가 커진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역분쟁 발생 시 실적이 긍정적인 상황에선 대체로 2개월간 변동성을 해소하는 과정을 거친 뒤 반등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과거 미·중 반도체 무역 갈등 부각 시 반도체 업종의 지수 대비 상대 강도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5개월 하락 후 상승 추세로 복귀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반도체 업종의 2025년 이익성장률을 16%로 전망돼 실적도 받쳐주는 상황이다.

오 연구원은 “각종 우려에도 일본 증시는 강한 미국 수요, 내수주 중심의 이익 기여도 상승, 주주환원이라는 강세 전제가 유효해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 지난 8월 발생한 블랙먼데이 수준에 머물러있는 밸류에이션에 가격 매력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전망 속 지난 6일 닛케이225 지수는 이달 들어 2.31% 오른 3만 9091.17에, 같은 기간 토픽스 지수도 1.73% 상승한 2727.22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