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되는 역캐리 부담… 설 연휴 앞두고 금리 상승 조정[주간채권전망]

by유준하 기자
2024.02.04 07:00:00

주말 미 1월 고용 서프라이즈에 시장금리↑
한 주간 한·미 국고채 장기물 금리 급락
국고채 3년물, 2개월 동안 기준금리 하회
올 3월 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38%
한 주간 입찰 이벤트, 연준 인사 발언 주시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이번 주 국내 국고채 시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주말 발표된 미 1월 고용 서프라이즈를 반영한 금리의 상승 조정, 이후 국고채 입찰 이벤트를 소화할 예정이다.

한국시간으로 주말인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견조하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하루에만 14bp(1bp=0.01%포인트),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6bp 급등했다.

국내 시장에선 국고 3년물이 기준금리(3.50%)를 하회하는 기간이 약 2개월 간 이어진 만큼 역캐리 부담이 가중된 상태로, 이번 상승 조정은 이같은 부담을 일부 덜 것으로 보인다. 주 초 예정된 앞쪽 구간 입찰 이벤트도 금리 상승에 기여할 예정이다. 캐리는 채권의 보유에 따른 이자수익으로 역캐리는 채권의 수익률이 기준금리를 하회할 때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말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사진=로이터)
한 주간(1월29일~2월2일) 한국 국고채 금리는 장기물 위주 하락을 보이며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졌다.(불 플래트닝)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전주(지난주 금요일 오후 마감 금리 기준) 대비 0.1bp, 3~5년물 금리는 1~5bp 하락했고 10~30년물은 9bp대 하락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단기물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 시기가 늦춰지며 금리 하방을 제한하는 모습이나 장기물은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이외에도 단기 구간은 역캐리 부담이 가중되면서 크레딧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국고채 단기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크레딧 우량물로의 수요는 당분간 견조할 전망이다.



한 주간 미국채 2년물 금리는 1bp 상승, 10년물 금리는 12bp 하락한 4.36%, 4.02%를 기록했다. 10년물의 경우 주말 발표된 1월 고용 서프라이즈에 따른 10bp대 상승에도 불구, 주간 기준으로는 하락해 눈길을 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벤트 이후 미국채 금리 급락을 놓고 국내에선 일부 성급해 보인다는 견해도 나온 바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일 발표된 미국 1월 고용지표는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보다 35만3000명 증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18만5000명 증가를 두 배 가까이 상회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전월 대비 0.6% 상승해 예상치 0.3%를 두 배 웃돌았다. 페드워치 툴에서의 3월 인하 가능성은 30%대에 그쳤다.

이번주 시장은 오는 5일 2조6000억원 규모 국고채 3년물 입찰과 6일 1조6000억원 규모 2년물 입찰, 7일 2조원 규모 통화안정증권 2년물 입찰, 8일 4000억원 규모 50년물 입찰 등이 예정돼있다. 사실상 설 연휴 거래기간 내내 입찰이 예정된 셈이다.

주요 인사 발언 일정으로는 오는 5일 오전 9시~10시(미 동부시간 4일 오후 7시~8시)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이 CBS 뉴스 ‘60분’에 출연한다. 이후 현지시간 6일에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연은) 총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발언이, 7일에는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 등의 발언이 예정돼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설 연휴가 있는 만큼 기존에 수요가 있던 장기물이나 크레딧 쪽은 수요가 안정적으로 보이나 2년이나 3년 국고채에는 레벨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라며 “미국 지역은행 위기의 가속화라던가, 이 정도 재료가 나오면 좀 더 플랫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