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 전시회 효능 높이려면… DX(디지털 전환) 투자 늘려야"
by이선우 기자
2023.07.21 00:00:01
日 최대 전시 전문기업 RX JAPAN 다나카 타케시 대표
취임 반 년 만에 코로나19 위기 덮쳐
원격전시, 화상상담 다양한 DX 시도
팬데믹 3년간 전시회 11개 신규 개최
올해 최대 실적 기대…"DX 투자 효과"
내년부터 행사에 자체 DX플랫폼 도입
| 한국 출품기업 초청 설명회를 위해 지난 14일 방한한 일본 최대 전시 전문 회사 ‘RX Japan(알엑스 재팬)’ 다나카 타케시 사장. 1999년 RX Japan에 입사한 그는 20년 만인 2019년 사장에 취임했다. / 이선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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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비즈니스와 마케팅 수단으로서 전시회의 기능과 가치를 높이려면 ‘디지털 전환(DX)’은 필수입니다.”
다나카 타케시 알엑스 재팬(RX Japan·RXJ) 사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전시회가 이전처럼 오프라인 대면 방식으로 완전히 복귀한 것처럼 보이지만, DX의 필요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 경험 수준이 올라간 상황에서 전시회가 기업과 바이어가 원하는 것 이상의 결과물을 제공하려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DX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시회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원격 전시, 화상상담 등 지난 3년간 축적한 디지털 경험과 노하우를 오프라인 행사에 적극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XJ는 일본 내 최대 전시 전문 회사다. 전 세계 22개 지역에 지사를 둔 세계 최대 전시회사 알엑스 글로벌(RX Global)의 일본 지사로 1986년 설립됐다. 일본 최대 IT·전자 전시회인 넵콘 재팬(NEPCON Japan)을 비롯해 생산·제조, 소재·부품, 건축, 패션, 식품, 농업, 부동산 등 38개 분야에 걸쳐 연간 개최하는 B2B(기업 간 거래) 전시회만 96개에 달한다.
타케시 사장은 최근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산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귀띔해 줬다. 그는 “올 3월 오사카 푸드테크 행사에 이어 4월 도쿄에서 열린 라이프 스타일 위크에서 한국 기업들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며 “이번에 서울에서 설명회를 열게 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XJ는 지난 14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컨벤션에서 기업 초청 설명회를 개최했다. 기업들이 RXJ 전시회에 참가해 원하는 비즈니스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사전에 필요한 시장정보와 마케팅 방법 등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RXJ가 1995년부터 ‘출품기업을 위한 특별 세미나’ 타이틀로 일본 내에서 시작한 설명회를 한국에서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타케시 사장은 “연간 RXJ 전시회에 출품하는 한국 기업은 1000여개”라며 “최근 한국 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더 많은 기업들이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9년 게이오대 졸업 후 RXJ에 입사한 타케시 사장은 2019년 회사 설립자인 이시즈미 타다오 사장의 뒤를 이어 직원 370명을 이끄는 수장에 취임했다. 취임 후 채 반 년도 안 돼 닥친 코로나19 위기에서 그는 초보 사장 꼬리표를 무색케 만드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과시했다. 방역 규제로 집단 행사 개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예정대로 행사를 열고 심지어 신규 전시회까지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휴업 대신 전 직원 대상 원격근무를 시행한 RXJ는 지난 3년간 식품, 자동차, 농업 등 11개 전시회를 신규 론칭했다.
“전시회를 강행 개최하려고 하자 영국 본사에서도 큰 우려를 나타내더군요. 아마도 현장 경험이 적은 전문 경영인이었다면 행사 개최를 바로 중단했을 겁니다. 하지만 20년 넘게 전시회 현장에서 활동한 전시인으로서 전시회가 기업에게 반드시 필요한 대체불가한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는 점을 알릴려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개최를 강행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다나카 타케시 RX Japan 사장은 지난 14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컨벤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전시회는 모든 기업에게 반드시 필요한 대체불가한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전시회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 이선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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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상 구체적인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다케시 사장은 말했다. 팬데믹 기간 중 연 행사들이 반 토막 나면서 떠안은 손실도 모두 만회한 상태라고 했다. 코로나19 이전 기준 전시회 숫자와 규모 등을 감안한 업계 추산 RXJ의 연 매출 규모는 2500억~3000억원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3회째 열린 오사카 푸드테크 전시회는 지난해 50개를 웃돌던 출품기업이 210개로 급증했다”며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꾸준히 영업·마케팅을 이어온 결과”라고 자평했다. 코로나19 위기가 결과적으로는 RXJ 전시회의 가치와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가 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타케시 사장은 빠른 회복력의 동인으로 다양한 DX 시도와 투자를 꼽았다. RXJ는 국경 폐쇄로 출품이 어려워진 해외 기업을 위해 제품을 받아 부스 운영을 대신해 주고, 상담은 아이패드 등 스마트 기기와 아바타 로봇으로 불리는 텔레프레전스 기기를 이용해 화상으로 진행하는 리모트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 제공에 들어가는 비용은 전액 RXJ가 부담했다.
타케시 사장은 DX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보다 장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디지털 시스템과 서비스 도입을 통해 기존 오프라인 방식에선 불가능했던 새로운 정보와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얻는 기업과 바이어의 관심사, 동선, 상담 이력 등 데이터는 마케팅 전략 수립과 신규 행사 개발 등에 유용한 소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부터 모든 행사에 자체 개발한 DX 플랫폼을 도입해 디지털 전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사카 출신 △게이오 기주쿠대학 졸업 △1999년 RXJ(RX Japan) 입사 △제1사업본부장(2013~2016년) △상무이사(2017~2018) △전무이사(2019년) △RXJ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일본전시회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