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때 복귀 '성과'…수출 부진 대응 '과제'
by공지유 기자
2023.05.09 05:00:00
추경호 경제부총리 1년
복합 경제위기 속 취임…고물가·경기둔화 파고 직면
민간주도 경제기조 전환…''3%대 물가 복귀'' 성과
수출·내수 빨간불…경기침체에 세수결손 위기까지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사령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취임 일성으로 민생 안정과 민간 중심 경제 성장을 제시한 윤 정부 경제팀은 6%대까지 치솟았던 물가를 낮추는 등 민생안정 등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세수 결손 우려가 현실화하는 등 풀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하다.
추 부총리는 취임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엄중한 복합 경제위기 상황과 직면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2020년 5월 0.1%에서 지난해 5월 8.5%로 뛰며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와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했다. 우리 경제도 해외발(發) 물가상승·경기둔화 등 영향으로 복합위기를 겪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다. 국가채무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정부의 위기대응 여력도 크게 위축됐다.
추 부총리는 경제운용 기조를 정부 주도에서 민간·기업·시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경제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을 내놨다. 대·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세제혜택 확대가 대표적이다. 비대해진 공공기관 혁신에도 칼을 빼들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불요불급한 자산 14조5000원 매각을 추진하는 등 대대적인 효율화에 나섰다. 이 계획에 따라 올해 1분기까지 공공기관 정원 1만721명을 감축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도 힘을 쏟았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인하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한시 배제하는 등 세제 완화를 단행했고, 대출 규제도 풀어 세제·규제 정상화에 나섰다. 유류세 인하 등 13차례에 걸친 민생안정대책을 통해 물가를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7% 상승하면서 14개월 만에 3%대로 복귀했다. 지난해 고용률은 역대 최고인 62.1%를, 실업률은 역대 최저인 2.9%를 각각 찍었다.
| 1일 오후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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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여러 성과에도 여전히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다. 특히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기준 1년 전보다 41.0%나 급감하면서 올해 4월까지 무역 적자는 250억6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작년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세수 위기도 현실화했다. 올 들어 3월까지 국세수입은 전년대비 24조원 금갑했다. 특히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가 전년보다 6조8000억원 급감하는 등 결손이 확실시되고 있다. 3월까지 세수 진도율은 21.6%로 2000년대 이후 가장 낮다.
세수 결손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정부는 정책기조를 ‘물가 안정’에서 ‘경기 부양’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추 부총리는 “당분간 계속 일관되게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데 정책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 물가안정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방만한 재정 운영에 제동을 걸기 위한 ‘재정준칙’의 국회 통과도 과제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9월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처리되지 않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세수 대응을 위해서는 경기가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책기조를 경기부양으로 전환하고, 부동산규제를 완화해 건설경기를 살리는 등 내수를 회복시켜 경기를 연착륙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