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강자 '주춤' 저가형·렌트 '주목'…침대업계 성적 반전 이유는
by함지현 기자
2023.03.20 05:30:00
작년 에이스 침대 매출 하락 전환…매출 감소 10년만
''가성비'' 지누스·''렌탈'' 코웨이↑…불황에 합리적 소비 각광
생존전략 제각각…프리미엄 강화부터 소비접점 강화까지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침대업계의 전통 강자인 에이스침대(003800)(이하 에이스)와 시몬스침대(이하 시몬스)의 성장세가 주춤하다. 이에 반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지누스와 렌털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한 코웨이(021240)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 등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매트리스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지는 모양새다.
| 지누스의 대표적인 국내 전용 제품 시리즈 ‘포레스트 워크’(사진=현대백화점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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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특수를 누렸던 ‘침대 양강’ 에이스와 시몬스는 지난해 성장세가 다소 꺾인 모습이다. 주택거래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소비심리까지 위축된 게 주된 원인이다. 여기에 원자잿값과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의 여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이스는 지난해 매출이 3462억원으로 전년대비 0.04% 감소했다. 에이스 침대의 매출이 하락 반전을 맞은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653억원으로 14.9% 줄었다.
시몬스의 경우 작년 실적 발표 전이지만 전년대비 역신장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시몬스는 지난 2021년 30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 상황은 똑같지만, 실속 있는 구매를 앞세운 곳들의 실적은 두 자릿수 이상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는 지난해 국내 매출이 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66.4% 증가했다. 지난 2019년 한국 판매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연매출 500억원을 넘어서며 미국을 제외한 18개 진출 국가 중 최대 판매 국가가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누스 내수용 매트리스 약 12만원대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코웨이는 가장 최근 공개한 실적인 지난해 3분기 매트리스 렌털이 1642억원, 일시불 매출이 14억원으로 총 16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동기대비 25% 가량 늘어난 수치다. 코웨이 내수 매트리스 가격은 122만원 정도인데, 대부분 렌털로 활용하기 때문에 월부담액이 적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소비자들이 점차 합리적인 소비에 주목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매트리스에 많은 돈을 쓰더라도 수면의 질을 높이려는 수요가 많았는데, 이제는 실속 있는 제품들이 관심을 받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실적을 뒤로한 채 올해 성장을 이루기 위해 각자의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는 신규 매장 출점과 리뉴얼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자신에게 꼭 맞는 침대를 찾는 것이 중요한 만큼 고객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에이스스퀘어’ 등 체험형 매장을 기반으로 소비자 접점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품격 수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에이스침대의 매트리스 브랜드인 에이스 헤리츠 팝업스토어도 계속 운영한다.
시몬스는 ‘프리미엄’을 더욱 강조하는 정공법을 택할 전망이다. 불황이 길어질수록 소비 양극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제품뿐만 아니라 배송과 같은 서비스에도 접목한다. 실제로 시몬스는 철저한 방역을 기반으로 한 ‘청결’과 구매 후 평일 기준 72시간 내에 완료하는 ‘속도’를 앞세운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누스는 올해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을 겨냥한 고품질 매트리스 시리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새 제품은 기존 지누스 매트리스와 완전히 구분되는 제품으로, 미국에서 생산하며 고가의 매트리스와 동일 소재를 적용할 예정이다. 지누스는 본격적인 제품 라인업 확대와 영업망 강화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 사업 매출 규모를 3000억원대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코웨이는 다양한 혁신 제품을 선보이며 슬립테크 기업의 위상을 다지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말 론칭한 ‘비렉스’ 스마트 매트리스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맞춤형 수면 환경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공기를 주입한 포켓인 ‘슬립셀’로 매트리스 경도를 9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실시간 체압 정보를 확인하거나 경도 컨트롤, 모드 설정 등을 할 수 있다. 신체 압력을 감지 및 분석해 효과적으로 체압을 분산하는 ‘자동 체압 분산 시스템’, 숙면을 유도하는 ‘릴렉스 모드’ 등 혁신 기술도 다수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