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NS홈쇼핑, PB 및 델리 부서 신설·확대

by남궁민관 기자
2022.10.21 05:00:00

고물가 따른 소비심리 위축 대응 위해 ‘가성비’ 상품 강화
4Q 소매유통지수 73…2002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
유통업계 “경영환경 불확실…소비위축 극복 위한 방안 마련 분주”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1개팀·7명으로 신설한 메뉴개발총괄 조직을 최근 3개팀·16명으로 확대했다. 이 부서는 올해 하반기 빅히트를 친 ‘당당치킨’을 탄생시킨 부서다. 홈플러스는 내년까지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메뉴개발총괄조직을 중심으로 가성비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고물가에 따른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유통업계의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PB상품 등 가성비(가격대성능비) 전략을 앞세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유행 전망과 고물가 상황까지 겹치면서 유통업계 경영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며 “내년에는 소비 위축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PB 상품 강화, 구매역량을 발휘한 신선·델리 상품 개발·확보 등 생존 전략들이 속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메뉴개발총괄을 확대 편제한 것은 최근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식음료 등 주요 상품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당당치킨과 같이 자체 개발한 가성비가 높은 상품은 이를 타개할 핵심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미 증명돼서다.

이미 소비심리는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73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2년 집계 이래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2분기(6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하반기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6명(59.7%)은 하반기 소비를 상반기보다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물가와 고금리로 실질구매력이 감소하고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면서 소비심리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하반기 들면서 주요 공산품들의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PB상품 확대는 사실상 물가 안정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평가된다.

국내 대형마트 3사는 이미 PB 상품 및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홈쇼핑·편의점 등 다른 유통업체들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내년도 사업계획은 아직 구체화 되지 않았지만 현재의 PB 상품 전략은 더욱 강화된 형태로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데에 이견은 없다.

지난 13일 가정간편식(HMR) PB ‘요리하다’를 전면 리뉴얼해 선보인 롯데마트는 PB운영팀을 중심으로 생필품 PB ‘온리 프라이스’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 및 방향성 검토 또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강성현 대표 직속으로 신설한 ‘물가안정 태스크포스(TF)’도 내년까지 운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말 PB ‘노브랜드’와 ‘피코크’ 2200여개 상품 가격을 연말까지 동결키로 한 이마트도 PB 관련 여러 프로모션을 지속 전개해 가고 있다.

NS홈쇼핑은 내년에 자체브랜드(PB) 전담본부를 설치키로 했다. PB 전담본부를 TV홈쇼핑·이커머스·카탈로그 등 3대 핵심사업본부에 준하는 수준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식품 방송편성 비율이 60% 이상으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타사보다 민감하다”며 “식품방송 편성비율이 높은 점을 활용해 PB상품 구색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 역시 CU ‘득템 시리즈’, 이마트24 ‘민생 시리즈’ 등 초저가 PB 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굿민 시리즈’로 초저가 PB 전략에 동참한 세븐일레븐은 장바구니 단골상품으로 꼽히는 신선·가공식품과 생필품 등을 추가해 현재 10여개 수준인 PB상품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신선식품의 경우 산지 직매입을 확대하고 전략적으로 상품을 비축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연말부터 주요 신선식품의 산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수시로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