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로드] 비벼나온 밥에 백종원·허영만도 반했다,
by강경록 기자
2021.12.10 05:00:02
전북 익산의 황등육회비빔밥
비빈밥의 정석으로 불려
황등시장 네곳 전문 식당 유명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북 익산을 대표하는 황등육회비빔밥. 이제는 전주에 견줄 정도로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음식이다. 전주식 비빔밥이 비벼 먹는 밥의 정석이라면, 황등식 비빔밥은 비빈 밥의 정석으로 통하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황등식 비빔밥을 맛보기 위해서는 황등면의 황등시장을 찾아야 한다. 황등은 우리나라 3대 화강지 산지로 유명했던 곳이다. 여기서 나오는 화강석을 ‘황등석’이라 부르는데, 전국 생산량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컸다.
돈이 몰리자 황등시장이 생겼고, 시장 옆으로 인근에서 손꼽는 우시장과 싱싱한 육회로 만든 비빔밥집도 들어섰다. 이 비빔밥은 황등산 채석장 인부 등의 한끼 식사로도 인기를 모으면서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시장 안에는 예부터 이름난 황등식 비빔밥 전문점 4곳이 있었는데, 황등비빔밥집· 진미식당·한일식당·시장비빔밥 등이 그들이다. 처음에는 익산에서만 제법 유명한 식당이었지만, 한 음식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이 네 곳의 식당은 주말이면 전국에서 ‘황등식 비빔밥’을 맛보려는 식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비벼 나온 황등식 비빔밥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토렴을 한다는 점이다. 토렴이란 국밥의 정수를 그대로 간직한 조리법 중 하나. 밥이나 국수 등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르기를 반복하는 행위다.
토렴은 밥알에 국물을 코팅한다. 이를 통해 황등식 비빔밥은 한결 맛이 부드러워진다. 토렴을 마친 밥에 콩나물과 참기름, 고추장 등을 넣고 비벼준다. 여기에 소 우둔살로 만든 육회와 청포묵, 황포묵, 도토리묵, 상추, 시금치 등 갖은 고명을 얹는다. 다 만들어진 비빔밥을 손님상에 내놓기 직전 그릇째 불을 올려 데우는 것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이름난 네 곳의 식당 중 한일식당은 토렴을 하지 않다. 또 다른 세 곳은 고추장을 사용하지만, 한일식당은 고춧가루를 쓴다. 한일식당은 또 진미식당과 함께 묵을 쓴다.한일식당은 도토리묵, 진미식당은 황포묵을 넣는다. 네 곳 모두 육회를 사용하지만, 시장비빔밥은 비계를 섞는다는 것이 또 다르다. 각 식당의 특징을 알고 간다면 더 맛있게 황등육회비빔밥을 즐길 수 있다.
익산에는 맛집으로 알려진 곳도 많다. 정순순대·간판없는 짜장면집·제일고기국수·마동국수·풍성제과·신동양 등등. 그중 배산공원식당은 30년 내공과 손맛이 느껴지는 곳으로, 2대째 한결같은 맛을 자랑한다. 30년이라는 세월이 말해주듯 엄선한 재료에 정성을 가득 담아 손님상에 내어놓는 뚝배기 한 그릇, 그 내공과 손맛이 느껴지는 변함없는 곳이다. 하루 내내 한우 뼈를 우려낸 진한 육수에 소선지국, 소내장, 소곱창탕을 깔끔하게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