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덜받더라도 얼른 팔자"…줄잇는 아파트 급매물
by정병묵 기자
2019.01.21 04:30:00
보유세 부담 피하려는 서울·수도권 매물 크게 늘어
입주 물량 폭탄이 집값 하락 부채질
대치동 은마 두달 새 1억5000만원 ''뚝''
화성시 청계동 롯데캐슬 1억 넘게 빠져
|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값 하락세가 뚜렷하다. 강남권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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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아파트값 하락세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필두로 물결 퍼지듯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새 아파트가 대량 입주할 예정인 곳에서는 주변 시세보다 호가를 크게 낮춘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청계동 ‘롯데캐슬 알바트로스’ 전용면적 101㎡는 최근 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새 1억원 넘게 하락한 가격에 팔린 것이다. 화성시 청계동 ‘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움 더클래스’ 전용 59㎡도 두 달 새 8000만원이 빠진 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평택시 동삭동 ‘평택센트럴자이’ 전용 84㎡는 한 달새 호가가 5000만원 빠진 2억4000만~2억5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수도권은 이달 평택시 동삭(2324가구)과 남양주시 다산(2227가구) 등 2만658가구에 이어 내달 화성 동탄2, 의왕 백운 등 2만5908가구, 3월 수원 영통, 용인기흥 등 1만923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막대한 입주 물량이 집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에선 이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매매가 20억원을 찍었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11월 18억4500만원까지 하락하더니 이달 들어선 17억원에 급매물이 실거래됐다. 잠실동 엘스 전용 59㎡는 작년 고점 대비 2억원 떨어진 12억8000만원에 팔렸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20일 현재 163조866억원으로 역대 최고점인 지난해 10월(166조6222억원)보다 3조5356억원 증발했다. 서울 재건축 시가총액의 90% 이상 차지하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서울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조성근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다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예고되면서 보유세 부담을 느끼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집을 사려는 실수요층도 분양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급매물을 기다리면서 관망하는 분위기여서 당분간 서울· 수도권 집값은 하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