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7.10.01 06:34:19
관절염 환자 대부분 여성 노인, 지속적 통증으로 인한 심리적 변화…우울증까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민족의 명절’ 추석이 코 앞이다. 자녀들은 추석을 맞아 부모님께 평소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고민에 한창이다. 이에 부모님의 건강을 위해 건강 보조식품이나 건강 용품을 선물하곤 하나, 진정 부모님이 필요로 하는 것이 건강관련 제품인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부모님은 평소 질환이 있어도 자녀들에게 부담이 될까 봐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하며 참고 지내곤 한다. 그러나 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관절염을 앓는 노인 중 60-74세 노인의 우울 유병률은 30.5%, 75세 이상 노인의 우울 유병률은 44.1%로 나타나는 등 관절염 발병 후 통증, 거동 제한 등의 이유로 매사에 신경질적 변화와 함께 우울증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염 환자가 증상을 방치 시, 신체적인 고통은 물론 신경질적인 성격변화나 우울증까지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추석, 부모님이 관절염을 앓는다면 자칫 심리적 불안정으로 이어지기 전, 먼저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 직접적인 통증증상 외에도 2차적 심리적 변화 동반
노인층의 관절을 가장 많이 괴롭히는 질병은 단연 ‘퇴행성 관절염’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과 연골판이 닳아 없어지면서 움직일 때 뼈와 뼈가 직접 부딪치거나 충격을 받아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문제는 퇴행성 관절염이 노인들이 흔하게 겪는 ‘만성 질환’이라는 사실이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이 3개월 이상 앓고 있는 만성질환 중 ‘관절염 및 류머티즘 관절염’이 40.4%로 고혈압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일상을 방해하는 관절염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신체적 및 사회적 활동은 물론 경제적 활동까지 제한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무력감과 고립감으로 우울증 등 정신적 측면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관절전문 힘찬병원에서 관절염으로 수술 받은 60세 이상 환자 499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56.7%가 관절염 발병 후 통증, 거동 제한 등의 이유로 매사에 신경질적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13.4%는 사람을 만나는 일에 매우 소극적으로 변화했으며, 우울증 증세까지 나타났다고 답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관절염 자체가 극심한 통증과 활동제약, 수면부족 등 노년기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기 때문에 노인 환자 대다수가 관절염 발병 이후 이에 못지 않은 신경질적 변화와 우울증 등에 노출 될 위험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환자에 대한 가족의 지지와 치료시기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
관절염 환자가 일상에 적응하고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지지가 중요하다. 가족의 지지는 신체적 고통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된 개인을 정서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실제 한 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 관절염 환자 중 가족의 지지가 높은 경우 우울증 완화 및 관절염 치료 의지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관절염을 앓는 노년층 환자 중 본인이 지각하는 가족의 지지 정도가 50점 이상(최고 점수 55점)이라고 밝힌 환자(전체의 50%) 80%의 우울 정도가 정상군에 해당됐으며, 60% 이상이 치료 의지도 50점(최고 점수 55점)을 웃돌아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따라서 관절염을 겪는 부모와 활발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가족 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은 환자의 질병에 대처하는 의지를 강화시킬 수 있다. 또한, 고령 환자의 경우 관절염 치료의 잘못된 이해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많아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령 당뇨나 고혈압이 있으면 수술 부위 감염 위험, 수술 스트레스로 인한 쇼크, 합병증 등의 우려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경우다. 그러나 오히려 관절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운동부족, 통증에 대한 스트레스로 혈당이나 혈압 조절이 어려워 만성질환을 더 악화시키고 합병증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또한, 무릎 관절염은 무조건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는 관절내시경 치료나 연골재생술 치료로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수찬 원장은 “관절염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무릎연골 손상으로 인해 보행 시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이 붓고 변형되어 다리가 휘어지기까지도 한다”며 “부모들이 초기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보이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비용도 절감하고 가족이 화목해지는 길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