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A급' 태광실업, 올 첫 회사채 발행 나들이

by김기훈 기자
2016.05.23 06:00:00

3·5년 만기 총 500억 규모…24일 수요예측
사업안정성 우수…차입부담 상쇄하는 수익성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나이키 운동화 생산업체로 잘 알려진 태광실업이 올 들어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가파른 성장세를 발판으로 ‘A’ 신용등급 핸디캡을 극복하고 회사채 발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오는 31일 3년물 300억원, 5년물 200억원 등 총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24일 수요예측을 시행한다. 태광실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시 500억원 모집에 1000억원의 주문이 몰려 흥행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이번 공모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 중 370억원은 베트남 신규 법인의 토지 매입대금과 건축공사 비용으로 투입하고 나머지는 단기차입금 상환에 쓴다는 계획이다.

태광실업은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의 핵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다. 지난 1986년 첫 거래를 튼 뒤 지금까지 29년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처 단일화에 따른 사업위험을 안고 있으나 신발 공급 외에 자동화, 신제품 개발 등에도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나이키와 단단한 신뢰를 쌓은 터라 실질적인 사업위험은 크지 않다고 평가받는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생산라인 증설과 더불어 실적은 우상향하고 있다. 최근 4년간 매출액은 연평균 26%, 영업이익은 51% 급증했다. 지난 2008년 나이키와 체결한 판매장려금계약(SIP)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 계약은 나이키가 일정금액 이상을 발주하면 납품업체가 나이키에 매출액 증가분의 일정액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나이키는 핵심업체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발주할 가능성이 크고 납품업체도 많은 물량을 먼저 받기 때문에 사업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차입금 부담은 다소 과중한 편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증설에 따른 설비투자(CAPEX)가 지속되고 있고 2013년 정산 영업양수에 따른 차입금 이관과 대우인터내셔널 부산사업소 인수 등으로 지분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7~2010년 연간 100억원 내외였던 설비투자는 2011년부터 확대돼 지난 5년간 누적 규모가 325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매출 증가와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토대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늘리면서 투자자금 소요를 상쇄하고 있다. 작년 말 EBITDA 대비 조정총차입금 배율은 4.0배로 이익창출력 대비 차입금 부담능력이 우수하다. 유형자산의 담보력과 휴켐스의 지분가치 등도 재무적 융통성에 힘을 더한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증설과 투자가 예정되어 있어 단기적으로 차입금 축소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투자 결실로 이익규모가 늘어나고 있어 재무안정성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