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자의 쏙쏙경매]통화권 이탈 오지 땅도 '배산임수'면 인기만점

by양희동 기자
2015.12.05 01:00:00

△이번주 전국 법원 경매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를 모은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방천리 산 198번지 임야. [사진=지지옥션]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우리나라에선 예로부터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인 지대를 가장 이상적인 땅으로 봅니다. 이런 땅은 좀처럼 매물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원 경매에서 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전국 법원 경매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부동산 물건도 배산임수 조건을 갖춘 강원도 화천의 임야였습니다.



4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춘천지법에서 처음 경매된 화천군 간동면 방천리 산198번지 일대 2만 7298㎡(옛 8257.6평)짜리 임야는 무려 50명이 입찰표를 써냈습니다. 간동면 방천리 일대는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산골 오지인데다 이 땅은 차로 접근 할 수 없는 맹지(길이 없는 땅)인데도 뜨거운 관심을 모았습니다. 배산임수 지형인데다 토지의 규모에 비해 감정가(1859만620원)가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또 맹지지만 일부는 폭 3m정도의 농로로 이용되고 있어 접근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이 땅은 파로호와 접하고 있어 자연 경관이 뛰어나고 주변에 수달이 서식할만큼 청정한 지역입니다. 파로호는 일제 강점기인 1943년 화천수력발전소가 건설돼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원래는 이름이 화천호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故 이승만 대통령이 중국 공산군 3만명을 이곳에서 수장시킨 전투의 승리를 기념해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란 뜻으로 파로호로 이름을 바꿨다고 전해집니다. 뛰어난 주변 환경과 역사를 간직한 땅이지만 맹지이면서 분묘기지권 성립 가능성까지 있는데도 치열한 경쟁 끝에 석모씨가 감정가의 6배가 넘는 1억 1198만원(낙찰가율 602.35%)에 주인이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땅이 자연환경보전지역인데다 차량 접근도 불가능해 활용가치가 떨어지고, 개발을 통한 수익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방천리 임야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