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18조..쪼그라드는 사교육. 교원·대교·웅진 학습지 삼국지

by김영환 기자
2015.11.30 05:30:00

2009년 21.6조서 지난해 18.2조. 사교육 인구 감소 효과
빅3 교원-대교-웅진, 매출도 하락 중 스마트 학습 모델 제시
유아~초등 집중돼 인구 감소 효과 저점 찍은 것으로 분석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학생수가 줄어들자 학습지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교육 시장규모가 갈수록 감소하면서 학습지 업체들의 실적도 줄어들었다. 업체들은 학습 대상을 영유아까지 확대하는 한편 학생 일인당 학습비가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18조 2297억원으로 지난 2013년 18조 5960억원 대비 2%가량 감소했다. 2009년 21조625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사교육 시장은 이후 5년째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교, 웅진씽크빅, 교원구몬 2013~2014년 매출 추이(단위 : 억원. 자료: 금감원)
전체 시장 파이가 줄어들면서 학습지 업체 역시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교(019680)와 웅진씽크빅(095720), 교원구몬 등 학습지 빅3 업체 매출은 매해 감소하고 있다. 대교는 지난 2013년 7567억원에서 지난해 7447억원으로 매출이 2.4% 줄었다. 웅진씽크빅과 교원의 사정도 비슷하다. 웅진씽크빅은 6488억원에서 6331억원으로, 교원구몬 역시 6227억원에서 6073억원으로 각각 매출이 3.5%씩 감소했다.

가장 결정적인 영향은 전체 학생수 감소다. 초중고 전체 학생수는 2012년 672만명, 2013년 648만명, 2014년 628만명으로 매년 20만~25만여명씩 줄고 있다. 특히 이들 빅3 업체가 주력하고 있는 초등학교 시장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매출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59.3%로 집계됐는데 유일하게 초등학교의 참여율이 전년대비 2.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방문학습지보다는 다른 형태의 학습에 주력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데 방문학습지는 이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초등학생 이전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서비스나 스마트 교육 강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초등학교 인구 감소세가 점차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회복에 대한 긍정적 이야기도 나온다. 6~11세 연령대 학생은 2016년 270만명을 정점으로 2017년부터 증가세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대교와 웅진, 교원이 주로 서비스 대상으로 하는 연령층이 초등학생이다. 이들 감소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시장 파이 자체는 예측할 수 있는 지점에 돌입했다. 실제 대교의 경우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5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1.7% 증가한 34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대교 관계자는 “눈높이러닝센터가 안착하면서 생산성이 향상된 것이 영업이익의 증가를 불러왔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의 학습지 강자들이 스마트 기기와 결합한 학습 모델을 제시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인구 감소세가 진정되는 한편, 인당 사교육비 증가의 기회를 프리미엄 서비스로 잡는다면 역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교가 2009년 내세운
대교 눈높이러닝센터 개설 추이(자료 :대교)
눈높이러닝센터는 방문 학습을 내방 학습으로 전환한 모델이다. 멀티미디어실, 온라인 동영상 학습 시스템 등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갖춰 학생들이 직접 이곳을 찾도록 유도했다. 방문교사들이 집집마다 방문하는 시간을 줄이면서 영업이익 개선에 큰 힘이 됐다. 2013년 605개던 눈높이러닝센터는 올3분기 704개로 늘어났다.

웅진북클럽 과목수 추이(자료 :웅진)
웅진은 독서 프로그램인 ‘웅진북클럽’ 서비스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회원제 독서 프로그램으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지난해 8월 첫선을 보인 뒤 올해 5월 유아용 학습지, 10월 초등용 학습지를 출시해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서비스를 확대했다.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3만3426건 판매로 호조를 보인 웅진북클럽은 올 3분기 현재 22만5216건으로 약 7배 성장했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회원 수를 빠르게 늘려가는 만큼 학습지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3854억원에서 올해 396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원 역시 구몬과 함께 학습지 시장을 이끌어온 빨간펜에 스마트교육을 덧씌웠다. 스마트펜과 태블릿PC를 활용한 ‘스마트 빨간펜’은 이해가 어려운 부분을 스마트펜으로 터치하면 동영상·오디오 등 보충 자료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 효율이 높다. 경쟁사 대비 다소 늦은 올 6월에 첫 출시했지만 한 달만에 회원 수 3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학습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학습지 빅3의 서비스가 순조롭게 모객활동에 성공하고 있다”며 “2015년부터는 그간의 부진을 딛고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교, 웅진, 교원의 주요 서비스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