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민구 기자
2015.09.14 03:01:01
[뉴델리(인도)=안유진 해외통신원]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가 지난달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향후 스타트업이 국가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스타트업 인디아, 스탠드업 인디아’(Start up India, Stand up India)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앞으로 세계 최고 스타트업 국가로 거듭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메이크 인 인디아’, ‘디지털 인디아’에 이어 이제는 스타트업 인디아가 시대적 화두가 된 셈이다.
스타트업은 주로 기술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혁신 아이디어로 초고속 성장을 지향하는 신생벤처기업을 일컫는다. 컴퓨터 사용이 보편화되기 시작할 무렵 벤처 열풍이 불었듯이 스마트 기기의 일상화가 정착되면서 면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전세계에서 등장하고 있다.
인도 스타트업은 사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열풍을 주도해온 이들도 인도 출신들이다. 정보기술(IT) 아웃소싱으로 저력을 쌓은 덕분에 인도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2007년 문을 연 인도 모바일 광고 회사 인모비(InMobi), 2008년 시작된 레스토랑 정보 앱 조마토(Zomato)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티나 나델라, 구글에 순다르 피차이 등 세계 최고 IT 기업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인도인이 등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소프트뱅크가 손정의 회장 후계자로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을 지목하는 등 인도 IT출신 인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 정부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2년 4월 케랄라 주(州)에 설립한 ‘스타트업 빌리지’는 향후 10년 이내 1000개 IT기업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최초로 스타트업 육성만을 위해 1000억 루피(약 1조7850억원) 규모의 정부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인도는 2022년까지 기술인력 4억명 양성을 목표로 국가기술개발정책을 추진중이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거대 IT 기업들은 기술·사업에 내부혁신 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여기고 스타트업을 지원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최근 인도로 발길을 돌리며 공격적인 기업 인수 및 스타트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MS는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州) 주도(州都)인 벵갈루루에 ‘MS 벤처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트위터는 지난 1월 인도 모바일 마케팅 스타트업 ‘집다이얼’을 인수했다. 페이스북도 지난해 인도 벤처기업 ‘리틀 아이랩스’를 인수해 모바일 앱 개발에 혁신을 가져온 이후 최근 인도 스타트업 기업에 막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인도는 페이스북 사용자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성과가 미흡해 페이스북이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도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한국 스타트업이 나아갈 방향은 인도 스타트업 행보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