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발기약 '엠빅스' 기사회생…'필름 승부수 통했다'

by천승현 기자
2015.03.16 03:00:00

SK케미칼, ''엠빅스·엠빅스S'' 작년 첫 매출 100억 돌파
발매 8년만의 성과..실적부진을 연구성과로 반등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SK케미칼(006120)이 개발한 발기부전 신약 ‘엠빅스’가 2007년 발매 이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발매 초기 실적 부진으로 체면을 구겼지만 알약을 필름형태로 개선한 전략이 주효했다.

15일 의약품 조사업체 IMS헬스에 따르면 SK케미칼의 엠빅스와 ‘엠빅스S’는 지난해 101억원의 매출을 합작했다. 필름 형태의 엠빅스S 매출이 92억원을 기록하면서 실패 직전의 엠빅스를 구한 셈이다.

지난 2007년 국산신약 13호로 허가받은 엠빅스는 출시 초반 연 매출 30억원대에 그치며 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 국산신약이라는 후광에도 불구하고 비아그라, 시알리스, 자이데나 등 경쟁제품에 비해 차별성을 부각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SK케미칼은 지난 2011년말 알약 형태를 얇은 필름 형태로 바꾼 엠빅스S를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갑에 휴대하기 간편하고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시장에서 주효했다.

엠빅스S는 2012년 65억원, 2013년 77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효과는 엠빅스와 똑같지만 새로운 형태의 약물을 내놓는 전략으로 발매 8년째만에 블록버스터 제품 반열에 올라섰다.

‘엠빅스’·‘엠빅스S’ 매출 추이(단위: 억원), 자료=IMS헬스
특히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신약의 평가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엠빅스S의 탄생 배경은 ‘발상의 전환’이다. 회사 측은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복용 사실을 타인에게 알리기 싫어하는 심리에 착안해 필름형 제품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름형 엠빅스S는 단순히 약물을 얇게 편다고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엠빅스의 성분 특성상 맛이 쓰고 필름에 도포하기에는 용량이 많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약물 형태가 달라지더라도 기존 엠빅스와 효과가 같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등 개발에 어려움이 따랐다.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S’
최나영 SK케미칼 제제팀 주임연구원은 “제제기술 중에서 파스와 같은 패취 제제에 대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유사한 필름형 제제 개발을 찬성했다”면서 “필름형과 패취 제형과의 차이점도 많아 해결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의 연구진들은 넉달이 넘는 연구 기간 끝에 원료물질에서 염산염을 제거하는 아이디어로 쓴 맛을 해결하고 필름 크기를 적절히 조절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엠빅스S는 녹여먹는 약물이라는 특성을 통해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개념으로 바꿨다”며 “비아그라 제네릭 업체들이 앞다퉈 벤치마킹 대상으로 활용하면서 엠빅스S는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의 새로운 기준으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