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5.01.16 01:00:00
원천기술부터 완제품까지 내부 역량으로 해결
가격경쟁력·수급 안정성 통해 시장 선점 나선다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퀀텀닷(양자점) TV 시장 선점을 위해 퀀텀닷 원료의 원천기술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내부 역량으로 해결하는 ‘수직 계열화’를 추진한다.
품질 및 수급 관리와 가격 측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어 조기에 시장 주도권을 잡게 될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퀀텀닷 패널이 적용된 ‘SUHD TV’를 다음달 중 국내에서 최초로 출시한 뒤 3월에는 미국, 4월에는 유럽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퀀텀닷 TV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백라이트 부분에 퀀텀닷 소재를 입힌 필름을 붙여 색 재현력을 높인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066570)는 물론 중국 업체들도 퀀텀닷 TV 출시를 앞두고 있어 올해 TV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0년 연속 TV 시장 1위 달성을 위한 첨병으로 SUHD TV를 내세우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기 위해 수직 계열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기술 메카인 삼성종합기술원은 퀀텀닷 시대 도래를 내다보고 수년 전부터 퀀텀닷 원료 물질 제조를 위한 원천기술 확보를 진행해 최근 개발을 완료했다.
이 기술을 활용해 퀀텀닷 원료 물질을 만드는 곳은 범삼성가(家)인 한솔그룹 계열의 한솔케미칼(014680)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 패널을 공급하게 되며, 삼성전자는 한솔케미칼이 제조한 퀀텀닷 원료를 필름에 증착한 뒤 패널에 붙여 TV 완제품을 만들게 된다.
퀀텀닷 TV 제조를 위한 모든 부품을 내부에서 조달하는 방식이다. 한솔케미칼은 삼성전자 주문량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양산 체제를 갖추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퀀텀닷 TV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격돌하게 될 LG전자도 계열사 역량을 한 데 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화학(051910)이 만든 필름에 LG전자가 퀀텀닷 물질을 입힌 뒤 넘기면 LG디스플레이(034220)가 필름을 패널에 붙이는 식이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제조한 퀀텀닷 패널을 다시 넘겨받아 TV 완제품을 만든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LG전자는 퀀텀닷 원료 물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지 못하고 다우케미칼로부터 공급받는다는 점이다. 양측은 지난 9일 이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케미칼은 영국계 소재 기업인 나노코가 보유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퀀텀닷 물질을 제조하고 있다.
원천기술 보유 여부는 상당히 중요하다. 퀀텀닷 TV 가격이 기존 UHD(초고화질) TV보다 10~20%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원천기술 보유 업체가 소수에 불과해 로열티 등 제조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 판매량이 늘어나면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TV 제조 과정을 모두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반면 LG전자는 시장 초기에 충부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 다우케미칼은 올 하반기부터 퀀텀닷 물질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퀀텀닷 TV 시장 장악을 위해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공을 들여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며 “제품을 조기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정황을 감안하면 원천기술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