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고객정보 보호 '부익부 빈익빈'

by문승관 기자
2014.12.15 06:10:00

대형사, 수백억 들여 보안시스템 강화 …軍출신 보안전문가 영입도
중소형사, 비용 부담에 엄두도 못내…"보안강화 남의 일"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고객정보보호 강화를 두고 대부업계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하고 있다. 대형 대부업체들은 수백억원을 들여 보안시스템을 금융권 최고 수준으로 갖춰놓고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중소형 대부업체들은 과거와 별 반다르지 않은 영업행태로 해킹과 고객정보 유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산와머니대부는 지난달부터 대출중개업체로부터 고객정보가 담긴 대출서류 수집을 중단하고 직접 고객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받고 있다.

개인정보가 담긴 대출서류가 중개업체를 거치면서 다른 중개업체에 넘어가거나 개인정보 수요가 있는 업체들과 불법으로 사고파는 행위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와머니는 중개업체를 통해 고객의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만 기재된 신청서를 받은 후 본인인증을 완료한 고객의 휴대폰으로 관련 서류에 대한 문자 안내를 진행한 후 접수하고 있다.

산와머니 관계자는 “고객이 이름, 전화번호, 생년월일을 적은 대출 신청서를 중개업체에 보내면 중개업체로부터 신청서를 전달받은 후 고객의 휴대폰을 통해 직접 신분증과 원본사진 등을 받는다”며 “이 시스템 도입으로 대출심사를 담당하는 직원만 고객의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여러 중개업체를 거치면서 발생할 수 있었던 개인정보 유출의 가능성을 줄였다”고 말했다.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는 CEO 직속의 ‘보안관리실’을 두고 임원급인 보안관리실장에게 고객정보관리, 운영 등 정보보안과 관련한 모든 책임과 권한을 맡겼다. 2008년 군에서 정보보안을 담당했던 전문가를 부장으로 영입해 실장에 앉혔다. 지난해에도 군 출신의 보안전문가를 부실장으로 영입했다. 매년 정보기술(IT) 개발비의 6%를 반드시 정보보안에 투자하도록 회사 내부 규정도 만들었다. 또 150억원을 들여 차세대시스템인 ‘BSP시스템’을 통해 국가인증 암호화 솔루션을 활용, 암호화했다.

이처럼 대형 대부업체들은 금융권 최고 수준의 보안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이는 투자 여력이 있는 대형 대부업체에만 해당해 중소형 대부업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개업체에 계약 대부분을 의존하거나 자체 보안시스템도 허술하기 때문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형 대부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중소형 대부업체들은 중개업체에 의존하거나 자체 보호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시스템 구축과 업무 프로세스 변경을 하고 싶어도 중소형 대부업체엔 비용부담 때문에 도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