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가나, IMF 구제금융 지원요청 검토

by이정훈 기자
2014.08.03 08:45:59

마하마 대통령, 자구노력서 구제금융으로 급선회
"세디 가치 안정이 최우선"..올들어 40% 추락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극심한 통화 평가절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가나가 국제 채권단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존 마하마 가나 대통령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동안 구제금융 지원없이 자구노력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버텨온 존 마하마 가나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지원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며 갑작스럽게 입장을 선회했다.

이로써 사하라사막 남쪽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가진 가나는, 지난 6월 잠비아에 이어 두 달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졌다.

세스 터크퍼 가나 재무장관은 이날 “마하마 대통령이 가나 경제 성장계획을 부양하기 위해 IMF와의 구제금융 지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우리 정부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가나 통화인 세디(cedi) 가치를 안정시키고 재정적자를 줄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가나 세디는 올들어 지금까지 달러화대비 40% 가까이 가치가 추락해 달러당 3.7세디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월만해도 달러당 1.9세디였다. 이로써 가나는 올해 전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큰 통화가치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가나 경제는 3년전 원유 생산을 시작한 이래 오히려 정부 재정이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 2년간 공무원과 정부기관 직원들의 임금을 75% 가까이 인상했고,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재정적자는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가나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대비 10.1%에 이르고 있다. 가나는 이를 올해말까지 8.5%까지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 추세대로라면 10% 이하로 낮추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5월 IMF는 가나의 경제상황을 평가한 보고서에서 “현 정책하에서 재정적자는 올해말 10.2%를 기록하고 내년에도 9.3%까지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