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동아에스티, 수퍼항생제로 글로벌 시장 도전

by천승현 기자
2014.06.26 06: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동아쏘시오그룹 R&D 센터
동아에스티의 자체개발 신약인 ‘시벡스트로’가 글로벌 시장을 누빌 채비를 마쳤다.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는 첫 신약이 등장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아졌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지난 21일 미국 제약사 큐비스트가 제출한 ‘시벡스트로’의 신약 허가신청을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이 제품은 동아에스티가 직접 개발한 수퍼항생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999년 수퍼항생제 개발에 뛰어든 이후 2004년 이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2007년 미국 제약사 트리어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을 수출한 후 항생제 전문 제약사 큐비스트가 트리어스를 인수하면서 미국, 캐나다 및 유럽 시장에서 ‘시벡스트로’의 판매를 담당하게 됐다.

박찬일 동아에스티 사장
시벡스트로는 최근 위험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수퍼박테리아를 치료하는 약물이다. MRSA(메타실린내성 황색포도상구균)를 포함한 급성 세균성 피부 및 연조직 감염(ABSSSI)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현재 MRSA는 미국에서 연간 8만명 이상의 환자가 감염돼 1만1000여명이 사망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관련 시장 규모는 2019년까지 약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벡스트로는 독창적인 구조로 반코마이신, 자이복스 등 기존 항생제에도 듣지 않는 병원성 박테리아에 우수한 항균력을 나타내 소량 투여만으로도 짧은 기간내 감염증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임상시험 결과 확인됐다.

시벡스트로는 수퍼항생제라는 점 이외에도 미국 시장에 두 번째로 도전장을 내민 국산 신약이라는 점에서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제약사는 지금까지 20개의 신약을 배출했지만 이중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 것은 2003년 LG생명과학(068870)의 항생제 ‘팩티브’가 유일하다. 그러나 팩티브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시벡스트로는 그동안 국산신약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이 예상된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일찌감치 세계 시장에서 임상시험과 판매를 담당할 역량 있는 업체에 기술을 수출, 글로벌 제품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유럽, 한국 등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는 다국적기업 바이엘이 담당한다. 해외 시장에서 허가를 받기도 전에 이미 안정적인 해외 판로를 확보한 셈이다.

동아에스티는 시벡스트로의 매출 중 5~7%를 로열티로 지급받기로 했다. 경쟁사인 화이자의 ‘자이복스’ 시장을 일부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이복스는 지난 2012년 1조37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는데 해외 파트너사들은 시벡스트로가 자이복스 시장의 30% 이상인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동아에스티가 받는 로열티가 약 200억~300억원 가량 이른다. 이는 시벡스트로의 기술 수출만으로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거둔 영업이익(394억원)의 절반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찬일 동아에스티 사장은 “시벡스트로의 FDA 허가는 동아에스티의 글로벌 신약개발 능력을 확인하고, 인정 받았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소화기계 질환, 비뇨기계 질환, 대사내분비계 질환을 중심으로 해당 분야 최고 후보물질을 도출하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성신약 및 천연물신약을 의약품 특성에 맞춰 지역별 글로벌 의약품 개발을 추진, 국내 개발과 동시에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등에서 기술 수출을 통해 현지 동시 개발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도 동아에스티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다. 동아에스티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에 바이오시밀러 공장을 준공하고 일본 제약사 메이지세이카파마와 공동으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다. 현재 유방암치료제 ‘허셉틴’,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휴미라’와 ‘엔브렐’ 등 3개 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중이다. 또 추가로 1~2개의 굵직한 제품 개발에 뛰어들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올해는 연구개발(R&D) 분야에 매출액 대비 10% 이상을 투입하고 국내외 전문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 육성할 계획이다”면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과감하게 투자, 글로벌 제약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