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근모 기자
2005.03.24 06:51:40
원유선물, 정규장서 이틀째 폭락후 급반등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23일 정규장에서 이틀째 급락세를 보였던 유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급반등중이다.
미국 텍사스의 BP 정유공장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숏커버링이 유입됐다.
특히 정제능력의 한계로 지난주 재고가 급감한 휘발유 선물은 공급차질 우려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시장 시간외 거래에서 휘발유 선물 4월 인도분은 한때 갤런당 1.608달러로 수직상승,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치 1.603달러를 웃돌았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 인도분도 1%, 50센트 상승한 배럴당 54.31달러로 거래됐다.
CNBC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하루평균 43만5000배럴의 처리능력을 보유, 미국에서 세번째로 큰 정유공장인 텍사스의 BP공장에서 이날 오후 2시30분(동부시각 기준)쯤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텍사스 공장은 BP의 생산시설중 가장 크다.
BP 정유공장 폭발 소식은 지난주 휘발유 재고의 급감 소식과 맞물려 원유재고 급증 재료를 상쇄했다.
에너지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410만 배럴 감소했다. 이같은 감소폭은 지난 2003년 8월말 이후 가장 크며,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감소폭 150만배럴을 대폭 웃도는 것이다. API 집계에서도 47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 프라이스 인포메이션 서비스의 톰 클로자 수석 애널리스트는 "폭발사고 뉴스가 정규장 막판 뉴욕상업거래소에 요원의 불길처럼 번졌다"면서 "이는 고옥탄가 석유제품 공급 차질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라론닷컴의 수석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고유가로 인해 미국의 원유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달초까지 기록적인 가동률을 보였던 정유공장들이 정비에 나서면서 제품생산이 둔화되고 있어 강한 수요가 살아있는 석유제품 가격에 상승압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규장에서 원유선물 가격은 이틀째 폭락세를 보이며 배럴당 53달러대로 주저 앉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서둘러 50만배럴의 추가증산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2002년 7월이후 최고수준으로 증가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이익실현 매물이 폭주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 정규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 인도분은 4%, 2.22달러 떨어진 배럴당 53.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간 낙폭은 6.4%에 달하며, 지난 17일의 사상최고치 57.60 달러에 비해서는 4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410만배럴 증가한 3억93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원유시장 전문가들의 예상 증가폭 200만배럴(블룸버그 집계)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전미석유협회(API)의 별도 집계에서는 원유재고가 무려 880만배럴 급증했다.
정유공장 가동률은 전주보다 0.5% 낮아졌다.
레프코그룹의 애널리스트 마샬 스티브스는 "원유재고 증가는 정유공장 가동율 하락 및 수입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현재로서는 원유재고를 우려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휘발유 재고의 감소로 인해 원유값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