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오늘 '집단 휴진' 예고…정부는 의료개혁 브리핑 '맞불'

by송승현 기자
2024.06.09 07:00:00

의협,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연 뒤 투표 결과 발표
20일 집단 휴진 가능성↑…서울의대 교수들 17일 파업
집단행동에도 의료현장 혼란 없을 거란 시각도
한덕수 총리, 의협 발표 전 브리핑 열고 ''우려'' 전달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서울의대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응급 진료를 제외한 무기한 총파업 실시를 결의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도 9일 집단 휴진 시행 여부를 발표한다. 이에 정부는 같은 날 의료계 집단 휴진 움직임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로 하면서 의정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공의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전체 휴진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의협은 이날 오후 의협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연 뒤 지난 4일부터 7일 자정까지 실시한 ‘집단 휴진’ 찬반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투표에는 의협 회원 12만 9200여명 중 7만 800명이 참여해 54.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의협 투표 역대 최고 참여율이다.

의료계에서는 의협이 오는 20일 집단 휴진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의협은 투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대정부 투쟁’을 거론하는 등 집단행동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해왔다. 의협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대표자대회는 의료계 투쟁역사에서 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 모든 직역이 한뜻으로 행동하기로 결정하고 결행하는 최대 규모의 단체행동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기에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거친 뒤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전공의를 향한 행정처분이 완전히 취소되고 이번 의료 사태의 정상화를 위한 합리적 조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해당일부터 진료를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국 의대 교수들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7일 온라인 총회를 열고 의협 집단행동 방침에 뜻을 모으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개원가를 중심으로 한 의협, 서울의대 교수들, 전의비 등이 집단 휴진을 강행할 경우 의료공백이 심화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의료계의 연이은 총파업 선언에도 불구하고 의료현장에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가장 먼저 서울의대 교수들의 총파업 실현 가능성도 미지수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서울의대 교수들의 휴진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의협의 총파업 선언에도 개원가가 휴진에 동참할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이미 의협은 지난 2020년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료 총파업을 단행했지만, 개원가의 참여가 저조한 탓에 의료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의대교수는 “개원의들은 의료 총파업에 참여할 동력이 부족해 의협 총파업 조사에 찬성은 했겠지만 참여할지는 미지수”라며 “이번 의료 총파업에 의대교수들까지 가세해 그 당시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이번에도 상징적 구호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자 정부도 이에 대한 입장과 대책 등을 발표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오후 1시 30분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