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이냐, 롱이냐” 갈팡질팡 서학개미…QQQ에 몰린 투심
by유준하 기자
2022.11.24 00:01:00
거래대금 상위 5개 종목 中 4개가 3배 레버리지 ETF
서학개미,나스닥은 상승…반도체는 하락에 베팅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최근 한 달 간 미국 주식 거래대금이 전년 동기 378억달러에서 225억달러로 급감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상위 거래대금 종목 대부분이 특정 지수를 3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한 달(10월23일~11월22일) 기준 미국 시장 매수, 매도금액의 누적 합계치는 225억6991달러로 한화로 30조5100억원 수준(23일 환율 기준)이며 이는 전년 동기 378억9085만달러 대비 40% 급감한 수치다.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년 대비 감소한 배경으로는 급격히 상승한 달러와 급락 이후 상승 추세로의 반전이 부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근래에는 미국 경기 둔화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차 확대와 같은 달갑지 않은 이슈가 연이어 들려오고 있는 데다 달러 고금리 유지론까지 등장하면서 심리가 얼어붙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특정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F 종목들의 거래는 활발했다. 거래대금 상위 5개 종목 중 테슬라를 제외한 4개 종목이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거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F였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가 26억7612만달러로 최근 한 달간 가장 거래가 활발했으며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에는 부합하나 그만큼의 투자 리스크를 요구한다.
매수 금액에서 매도치를 차감한 순매도 금액 기준으로 보면 나스닥 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 대한 투자자 전망은 엇갈렸다. 우선 나스닥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 QQQ ETF는 7049만 달러 순매수했지만 같은 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울트라프로숏 QQQ ETF는 445만1894달러를 순매도했다. 나스닥 시장의 상승장을 점치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약세 전망이 우세했다. 해당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데일리세미컨덕터 불 3X ETF는 1억6531만3278달러를 순매도했지만 같은 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데일리세미컨덕터 베어 3X ETF는 1억5972만4618달러를 순매수했다.
다만 향후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고레버리지 투자는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가 자칫 신용리스크로 확대될 경우 시장 경착륙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747%까지 내렸고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4.490%까지 떨어졌다.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 차이는 장중 80bp(1bp=0.01%포인트)에 육박했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이에 미국의 경기 침체는 피하기 어려우나 신용리스크로의 확대 해석은 경계하는 견해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역전폭 확대에서 보듯 미국 경기 침체는 피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미국 경기가 신용 리스크를 동반한 경기 경착륙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어 “무엇보다 미 연방준비제도나 각국 중앙은행이 신용리스크 확산 방지를 위해 긴축 통화정책 강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경기 경착륙을 막는 요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