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메디, 기술성평가 합격점..코스닥 상장 ‘청신호’

by유진희 기자
2021.12.12 08:00:09

기술성평가 A, BBB 등급 획득
내년 상반기 예비심사 돌입
초소형 X선 튜브 원천 기술 높은 평가
레멕스 수출 확대..이달부터 일본서도 판매
LG전자 등도 투자자로 참여..신뢰도 높아
MIT 출신 이레나 대표 “최고 한해 만들 것”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의료용 방사선 기기 개발 전문업체 ‘레메디’가 코스닥 상장에 속도를 낸다. 새해 강원 춘천 생산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 등을 바탕으로 성공적 주식시장 상장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레메디는 최근 신용평가사 두 곳으로부터 기술성평가 A, BBB 등급을 각각 받았다. 기술성평가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첫 단계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곳의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 BBB 이상 등급을 받으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 자격이 주어진다.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기업은 6개월 이내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앞서 레메디는 미래에셋증권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레메디의 치과진단용 소형 X-레이 ‘레멕스’. (사진=레메디)


◇2022년 상장 적기 평가..축적된 기술 성과로

업계에서는 2022년을 레메디의 코스닥 상장 적기로 보고 있다. 2012년 설립 이후 축적해온 기술력과 우상향해온 가치를 바탕해 매출도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레메디의 핵심 경쟁력은 초소형 엑스(X)선 튜브다. X선 튜브는 X선을 직접 발생시키는 핵심 부품이다. 레메디는 자체 플랫폼인 ‘초집속 X선 발생 기술(HIFoX Technology)’ 활용해 경쟁사 대비 10분의 1 수준 크기와 경량화를 이뤄냈다.

이 기술은 이미 시장에서 발전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레메디의 치과진단용 소형 X-레이 ‘레멕스(REMEX)’가 대표적인 예다. 세계 최초로 열전자방식의 초소형 X선 튜브 탑재로 경쟁우위를 확보했으며,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도 획득했다. 2017년 출시된 레멕스는 누적 수출 1000대가 넘어섰으며, 지난해 레메디가 ‘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올해는 의료기기 강국인 일본에도 진출했다. 지난 10월 일본 후생성 의료기기 판매 허가를 획득했으며, 이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러시아 등 40여개 국가에도 수출선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6월에는 범용성을 높인 ‘레멕스-KA6’의 유럽통합규격인증(CE)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X선 튜브 시장은 지난해 기준 28억 9000만 달러(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레메디 관계자는 “X선 튜브는 일본에서 대부분 수입할 정도로 기술 의존도가 높았다”며 “레메디가 X선 튜브 기술을 최초로 국산화하고, 이를 바탕한 제품을 원조격인 일본에 다시 수출하게 됐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레메디의 초소형 X선 튜브. (사진=레메디)


◇매출액 꾸준히 상승..수출 비중 높아



이에 따라 레메디의 매출액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레메디의 매출액은 2018년 5억4000만원, 2019년 20억3000만원, 지난해 27억원으로 올랐다. 올해는 지난해의 배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 대부분이 수출에서 나온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레메디의 수출 실적은 2018년 1억5000만원, 2019년 16억원, 지난해 17억원이었다.

레메디 관계자는 “레멕스는 경쟁사 제품 대비 의료진과 환자의 피폭량이 적고, 휴대와 사용의 편의성이 높다”며 “이 같은 장점이 고객사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레메디의 기술은 치과용뿐만 아니라 흉부진단 등 다양한 의료용 X-레이 장비로 확대 적용되며,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레멕스-KA6의 경우 지난 10월 조달청이 혁신 제품으로 선정하고, 직접 구매해 정부·공공기관 등에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현장에서도 활용되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미래 먹거리로 추진하고 있는 방사선치료용 선형가속기 사업도 올해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선치료용 선형가속기는 전자빔을 텅스텐으로 된 타깃에 충돌시켜 암 치료용 고에너지 X선을 만드는 장치다. 20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장비이지만, 국내에서는 전량 수입하고 있다. 레메디는 2019년 춘천 서면 창작개발센터 부근 대지 6611㎡에 관련 공장의 건설에 들어갔다. 내년 완공되면 레메디의 핵심 생산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레나 레메디 대표. (사진=레메디)


◇핵심기술 보유 이레나 대표 성장 주역..LG전자 등 투자자로 참여

레메디의 고속성장을 이끄는 주역으로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이레나 대표가 꼽힌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원자핵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맥킨지 컨설턴트, 하버드대 방사선과 전임강사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교수, 방사선보건원 4대 원장 등을 역임했다.

LG전자(066570) 등도 레메디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터밸류고급기술인력창업1호투자조합(5.67%), LG전자(4.56%), 케이비증권(1.42%) 등이 대표적이다. 최대주주는 이 대표(49.54%)다.

이 대표는 “코스닥 상장과 수출 확대 등을 통해 2022년을 최고의 한 해로 만들 것”이라며 “지난 10여년간 충분한 준비를 해온 만큼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