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 공화국]②대표 프로고발러 이종배·김한메는 누구인가

by하상렬 기자
2021.11.25 05:10:00

법세련 29개월 간 100여 건, 사세행 21개월 간 80건 고발장 접수
사시 n수생 이종배 VS 변시 준비생 김한메
''고발 남용'' 지적에…"남용 아닌, 권력 감시·견제"
외부 자금 지원 無…"시민단체 역할·기능 수행할 것"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권력층이 국가의 공권력을 남용하는 부분에 대한 감시와 검증 차원의 고발이라면 아무리 고발을 많이 해도 남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위 ‘프로 고발러’로 불리는 이종배(43)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 대표와 김한메(50)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는 세간의 ‘고발을 남용한다’는 지적에 이렇게 항변했다. 이들은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공권력을 감시하는 시민 단체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종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6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고발을 시작으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지속하며 ‘좌파 저격수’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대표는 법세련의 이름으로 29개월 간 고발장을 100건 넘게 접수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일부는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처음 고발장을 쓴 2019년만 해도 그는 대입 제도 개선을 주장하는 학부모들과 ‘공정 사회를 위한 국민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해 투쟁하던 자신과 겹쳐 보이며 동질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국선변호인의 꿈을 안고 영남대 공대를 졸업한뒤 2010년부터 신림동 고시촌에서 사시를 준비했으나 사시가 폐지된 지난 2017년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대표는 사시 존치를 위해 2016년 7월 당시 유력 대선 주자로 꼽혔던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 양산 자택 앞에서 텐트 농성을 했고 2017년엔 양화대교 아치 위에 올라가 사시 존치 대선 공약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피고발인이 진보 성향 인사에 국한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특별히 구분 짓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아무래도 정부나 여당이 집권 세력이니 그들의 불법 행위에 더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이라며 “야권 인사도 불법을 저지른다면 언제든지 고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권력자도 불법을 저지르면 시민 단체의 고발로 수사 기관의 수사까지 이어져 처벌 당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우리의 취지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사진=연합뉴스)
법세련에 대한 ‘미러링 효과(mirroring effect·거울 효과)’로 지난해 2월 등장한 사세행의 김 대표는 최근 ‘윤석열 저격수’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관련 수사 모두의 고발인이다.

사세행은 21개월 간 약 80건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피고발인 중 다수는 윤 후보를 비롯한 전현직 법조인으로, 김 대표가 법조계 인사 고발에 앞장선 배경엔 그의 법률 지식이 한몫했다.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변호사 시험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윤 후보를 지속적으로 고발한 이유에 대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검찰총장직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정치적 야망을 우선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최근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힜다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피고발인 지지자 측에서 사실과 전혀 무관한 허위 사실로 비방할 때가 힘들다”며 “마치 대가를 받고 고발하는 것처럼 공격하는 글이 많아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모두 사비로 활동 자금을 쓴다고 했다. 그는 “회사원인 아내가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행히 작년 10월부터 유튜브로 조금씩 수익이 나서 활동 비용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 단체의 고발 행위가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공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공권력을 함부로 남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증이나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을 시민들이 할 수 없지 않느냐”며 “고소·고발 등 적극적인 행동으로 권력을 견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