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루키 '지니너스', 유전체 분석분야 차세대 주자로 우뚝

by송영두 기자
2021.10.11 07:30:21

설립 3년만에 오는 11월 코스닥 상장
삼성서울병원 산하 삼성유전체연구소 스핀오프 기업
기존 유전체 기업 대비 NGS 기술 우위
국내 최초 NGS 기반 암유전체 및 혈액생검 기술 개발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사진=송영두 기자)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정밀의료 유전체진단 기업 지니너스가 설립 3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있다. 특히 암유전체 진단과 액체생검 유전체검사 기술로 유전체 진단분야 리딩기업인 마크로젠(038290)과 테라젠바이오를 뛰어넘을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8일 지니너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특례평가를 통과한 후, 9월에는 상장예비심사마저 통과하면서 코스닥 상장을 확정했다. 특히 기술성평가에서 기술신용보증기금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각각 AA, A등급을 받았다. 유전체 진단기업 중 최고등급으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지니너스는 2018년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 박웅양 소장이 설립한 삼성서울병원 스핀오프 기업이다.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 기반의 유전체 분석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연구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기업 중 상장에 근접한 첫 번째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 2년여간 약 25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유전체 진단분야는 바이오 벤처 1호 상장기업인 마크로젠과 테라젠이텍스(066700) 그룹이 선도한다. 지니너스는 이들과는 차별화된 기술로 암 유전체 진단분야에서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회사 측은 차별화된 기술로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분석기술을 첫손에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NGS 암유전체 진단 서비스 ‘캔서스캔(CancerSCAN)’는 지니너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며 “환자 암조직을 채취해 선별적 심층 분석하는 방식으로 민감도가 높은 차세대 유전체 분석 시스템으로 암 환자에게 최적의 표적항암제 및 면역항암제 치료를 제시하는 진단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캔서스캔은 국내는 물론 일본 수탁검사 및 미국 임상병리검사 품질인증기관인 미국병리학회(CAP) 인증을 받았다. 연구용 포함 누적 2만건 검사 실시와 연간 5000건 이상을 서비스하고 있다.

글로벌 유전체 기업인 파운데이션메디슨, 서모피셔가 개발한 NGS 암유전체 진단서비스는 각각 324개, 46개의 유전자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캔서스캔은 분석 유전자 수가 이들보다 많은 407개에 달하고, 글로벌 기업들은 제공하지 않는 웹서비스도 제공해 경쟁력 우위에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혈액을 활용한 NGS 기반 액체생검 유전체검사 ‘리퀴드스캔(LiquidSCAN)’도 지니너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액체생검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액체생검은 혈액 속에 떠다니는 암세포의 DNA를 잡아내기 때문에 기존 조직검사보다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앞으로 정상인을 대상으로 암 조기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업계에서는 액체생검이 향후 암 진단 분야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폐암환자 혈액을 이용한 진단 및 표적항암제 치료반응 예측용 NGS 기반 체외진단의료기기 리퀴드스캔.(사진=지니너스)
회사 관계자는 “리퀴드스캔은 혈액으로 유리된 암조직에서 유래한 DNA를 분석해 암을 진단하는 방식이다. 조직생검보다 비침습적 방법으로 환자진단과 모니터링, 조기진단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재발에 대한 조기진단이 중요한 췌장암 환자에서 재발 여부를 3개월 일찍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캔서스캔과 리퀴드스캔이 속한 글로벌 유전체기반 암진단시장과 혈액생검 분석시장은 급성장이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유전체기반 암진단시장은 연평균 21.6% 성장해 2025년 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혈액생검 시장도 기존 암 조직분석 시장과는 별개로 형성되면서 연평균 23.4% 성장해 2022년 2조5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지니너스는 단일세포(싱글셀, Single cell) 분석 서비스인 Celinus(셀리너스)를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국내 대형 제약사에 제공하고 있다. 싱글셀 분석은 우리 몸의 기본 단위인 단일 세포까지 분석하기 때문에 주로 신약개발 시 해당 약의 효과 여부를 알아내는 바이오마커로 활용한다. 지니너스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싱글셀 분석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지니너스는 아직 매출이 마크로젠(매출 1126억원)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지난해 테라젠이텍스에서 분사된 유전체 진단 전문기업 테라젠바이오(93억원)와의 격차는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14억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38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상반기 만에 31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출 성장세 지속되고 있다.

특히 회사 측은 지속적인 매출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 유전체서비스 및 기술이전,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마커 동반진단 개발, 임상-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기술이전 전략을 제시했다. 박웅양 지니너스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현시점이 상장을 위한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상장 후 유전체 분석 시장 선도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임상-유전체 통합정보를 활용한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