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급등 열차라더니…'지방GTX' 왜 반응 없을까
by황현규 기자
2021.09.13 05:09:35
국토부, 5곳 비수도권 국가철도망 선도사업
부울경·대세청·대구경북·광주전남·강원 등
발표 이후에도 잠잠한 부동산 시장
인구감소·수도권 연결 제한 등 원인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정부가 지방에도 광역급행철도(GTX)급 교통망 사업을 공식화했지만, 수도권만큼 교통 호재가 부동산 시장에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GTX호재로 집값 상승이 컸던 의왕·인천·안양 등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비(非)수도권 인구감소와 대중교통 이용률 감소, 제한적인 수도권 접근성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비수도권 권역별로 각각 5개 사업을 열차 사업을 지난 8월 선정했다. 앞서 7월 발표한 제4차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된 철도망으로 △부산·울산·경남권(부산 노포~경남 양산~울산역) △대전·세종·충청권(대전 반석~세종~청주공항) △대구·경북권(서대구역~경북신공항~의성) △광주·전남권(상무지구~나주혁신도시) △강원권(경기 용문~강원 홍천) 등이 시범 사업지로 선정됐다.
지방 GTX로 평가받는 교통망 발표에 해당 지역 집값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8월 1주~9월 1주) 해당 지역의 집값 상승률은 전국·지방 평균에 밑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산 노포가 있는 금정구의 아파트 값은 1.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지방과 6대 광역시 상승률이 각각 1.04%, 1.24% 상승한 것보다 낮다.
충청권 열차가 들어서는 대전 유성구과 청주 청원구는 1.51%, 0.79% 상승했다. 심지어 세종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구·경북권 열차가 들어서는 서대구는 0.14% 상승했고, 광주·전남권 열차가 들어서는 나주는 1.6% 오르는 데 그쳤다. 강원도도 1.19% 오르는 데 그쳤다.
교통 호재가 지방에서 먹히지 않는 모습은 수도권과 대조된다. GTX 호재로 의왕과 인천 연수 등은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의왕은 같은 기간 3.36%, 3.07%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교통 호재가 지방에서 미비한 이유로 인구감소와 함께 수도권으로의 접근성이 여전히 제한된다는 점을 꼽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대표는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고 자차 이용률이 높아 교통망 확충에 대한 수요가 수도권만큼 높지 않다”며 “특히 이번 교통망은 수도권을 연결하기보다 지방끼리 연결하는 데 그쳐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공사기간도 변수로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민의 관심이 높은 GTX 등과 달리 지방 교통망은 공사기간이 비교적 긴 편”이라며 “사업 진행이 어느 정도 된 이후 부동산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