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경제, 외국자본 들어가면 큰 변화 있을 것”
by원다연 기자
2021.01.03 06:00:00
KDI 북한경제리뷰,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北 산업 부진하지만 기술주도형 산업 가능성 있어
[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외국자본이 북한에 들어가면 북한 경제가 크게 변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의 산업이 열악하지만 수출 가공 산업과 정보화 산업을 중심으로 기술주도형 산업으로 커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서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열었다. 이후 남북경협 논의가 진행됐지만 북미 관계가 경색되면서 현재까지 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고양=특별취재팀 방인권 이데일리 기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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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KDI ‘12월 북한경제리뷰’에서 북한경제 관련해 “만약 외국자본 등 자금이 들어오는 구조가 생기면 꽤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상당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북한의 산업 연구 부문의 전문가로 꼽힌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중앙정부가 일정 정도를 투자하고 다른 데에서 자금을 끌어와서 모델 공장을 만들어 시장 메커니즘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 보인다)”며 “그러면 각 지방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만들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중심 산업은 여전히 중화학공업이지만 대외무역에서 가장 큰 성장산업은 광업과 수출 경공업이라고 봤다. 그는 “대외무역에서 가장 큰 성장산업은 원자재가 풍부한 광업, 지하자원이고 추세를 보면 수출 경공업에 제재가 없었다면 지금쯤 무연탄이 아닌 임가공 등 봉제의류가 제1의 수출품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아마도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정부의 재정투자 능력이나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중화학 공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은 경공업과 과학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집약산업에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또 다른 성장산업으로는 정보화 산업을 꼽았다. 그는 “북한의 정보화는 소프트웨어 위주로, 정보기기보다는 정보화 산업, 좀 폭넓은 의미로 과학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며 “과학기술은 첨단산업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효율성 제고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본적으로 수출 가공 산업과 정보화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도형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경공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 가공 산업이 상당기간 동안 외화원이 될 수밖에 없고 소프트웨어 같은 일부 기술집약적인 산업을 통해 이를 따라잡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노동력 기반의 가공 산업을 언제까지 지속하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미 20~30년 가공 산업을 했다면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기간은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