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0억·흑자전환 '두마리 토끼' 노재근 코아스 회장

by박경훈 기자
2018.03.14 04:00:00

코아스, 최근 매출 1000억 문턱에서 번번이 막혀
유통망 확대, 경영개선으로 실적 개선
"사무가구와 홈 인테리어 가구 명확히 달라"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환경 어렵지만 답 찾을 것"

노재근 코아스 회장. (사진=코아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앞으로도 매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이어갈 수 있는 내공을 충분히 쌓았습니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코아스(071950)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노재근(71) 회장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데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당장 숫자가 목표였다면 입찰가를 내려서라도 벌써 매출 1000억원을 넘겼을 것”이라며 “지난해 실적은 회사를 창업한 이래로 오랜 기간 내공을 축적해온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래픽=이서윤 기자)
노 회장이 1984년 설립한 코아스는 국내에 시스템 가구라는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회사로 현재까지 사무가구 업계 대명사로 군림한다. 시스템 가구는 사무자동화(OA) 기기와 함께 공간 효율, 업무 능률을 높이는 합리적인 동선까지 과학적으로 고려한 가구를 말한다.

코아스는 그동안 명성에 걸맞지 않게 매출 1000억원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특히 2015년부터 2년 동안 영업적자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코아스는 지난해 매출 1145억원을 기록하는 한편, 영업이익 25억원을 올렸다고 최근 공시했다. 사상 첫 매출 1000억원 돌파와 함께 흑자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노 회장은 사무가구 업계에서 매출 1000억원은 쉽지 않은 숫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사로 치면 몇조원의 매출을 일으킨 것과 같다”며 “사무가구 시장 자체도 급성장하지 않는 분야라 더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국내 사무가구 시장은 연간 1조 5000억원 규모로 전체 가구시장 중 약 10%를 차지한다.

노 회장은 지난해까지 내공을 쌓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비수도권 쇼룸을 확충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동안 유통이란 게 무엇인지를 확실히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코아스는 최근 2년 동안 경남 양산과 대전 등에 쇼룸을 만들었다. 유통망에 있어서는 지난 2015년 수원에 지사를 설립하며 수도권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노 회장은 2년간 적자에 머물렀던 것과 관련해서는 “사람도 회사도 묵은 때가 있다”면서 “재고 정리를 포함해 그 때를 벗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가구업계는 최근 영역파괴가 이슈다. 최근에는 욕실전문업체 대림바스가 종합 인테리어 시장에, 의자전문업체 디비케이(073190)가 사무가구 시장에 진출하는 등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노 회장은 사무가구와 가정용 인테리어 가구를 동일 선상에서 보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그는 “두 업종은 가구라는 이름만 같지 전혀 다르다”면서 “마케팅 전략과 제품소재, 기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틀을 달리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쟁사 전략을 보면 왜 그렇게 했는지를 알 수 있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가기에도 바쁘다”고 덧붙였다.

사무가구 업계로 영역을 좁히면 그는 ‘컨설팅’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우선 “과거 사무실은 각종 영역을 명확히 구분했다면 현재는 복합적인 공간으로 바뀌었다”면서 “같은 돈이라도 설계업체 실력에 따라 직원 만족도는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창업 붐이 일면서 중저가 사무가구 수요도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노 회장은 “제조를 하는 사람이 저가 제품을 만드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며 일침을 했다. 그는 “가격경쟁은 결국 낮은 품질 제품을 양산할 수밖에 없고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만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속가구공업혐동조합 회장을 겸하는 노 회장은 앞으로 경영환경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정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공장에 가보면 일할 사람은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협력업체와 함께하는 가구 제조는 사람 손이 유난히 많이 가는 업종이다. 하지만 그는 “최저임금 인상 등은 이미 방향이 정해진 것으로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없다”면서 “늘어나는 아이템을 전부 자동화할 수는 없고 해답을 찾아가는 것 또한 기업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단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매출만이 진정한 회사의 성적은 아니다”면서 “5년 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며 시장·제품·직원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를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