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가볼만한 축제②] 산골에 핀 수줍은 산벚꽃의 향연

by강경록 기자
2017.04.01 00:01:00

충남 금산 비단고을산꽃축제 열려
15일부터 16일까지

충남 금산 ‘2017 비단고을 산꽃축제’의 인삼튀김과 맥주(사진=피엔제이)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벚꽃도 ‘삶터’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진해, 하동을 수놓는 벚꽃들이 풍성하고 화려하다면, 산골에 피어나는 산벚꽃은 수줍은 듯 소담스럽다. 4월의 중턱을 넘어서면 충남 금산군 군북면 보곡산골에는 산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깊은 오지마을에서 꽃망울을 터뜨려 사람들의 손때가 덜 탄 산벚꽃은 요란하지 않은 아늑한 풍경이다.

군북면 보곡산골은 산이 수려한 금산의 서대산 끝자락에 위치한 외딴 마을이다. 충남의 최고봉인 서대산(약 903.7m)은 추부와 군북을 경계짓고 금산과 옥천을 가르는 울타리의 성격이 짙다. 보곡산골은 서대산 아래 보광리, 상곡리, 산안리 등 3개 오지마을에서 한 글자씩 따서 명명된 이름이다. 3월 초까지 얼음이 얼고 고랭지 농업이 성한 마을은 4월이면 그 색을 바꾼다. 동네를 에워싼 산자락에 산벚꽃이 피어나며 희고 붉은 꽃세상이 열린다.

보곡산골은 국내 최대의 산벚꽃 자생 군락지 중 하나로 600만㎡의 산자락에 산꽃들이 피어난다. 산골의 주연은 벚꽃이지만 조팝나무, 진달래, 생강나무 등도 뜻깊은 조연이 된다. 보곡산골에서 남쪽 고개를 넘어서면 조팝나무의 군락지와도 연결된다. 산골이라 기온이 4~5도 낮은 탓에 꽃들이 피어나는 시기 역시 타 지역보다 한 템포 늦다. 만개한 꽃에 대한 아쉬움에 한숨 지을 무렵에야 이곳에서는 꽃잔치가 수줍게 소식을 전한다.



보곡산골로 향하는 열두 굽이 비들목재에서부터 봄꽃 향기는 완연하다. 마을에 닿기 전 보곡산골을 알리는 아담한 이정표가 길손을 반긴다. 굽이치는 꽃길을 따라 접어들면 보곡산골의 중심마을인 산안리(자진뱅이마을)가 모습을 드러낸다.

해마다 4월 중순이면 열리는 보곡산골 산꽃축제의 주무대는 산안리 일대다. 올해 ‘산꽃나라 산꽃여행’ 축제는 15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마을 뒤 산자락을 따라 비포장 임도가 조성돼 있고 그 길을 걷는 데 서너 시간이 소요된다. 길 중간중간에는 ‘봄처녀 정자’, ‘보이네요 정자’ 등이 방문객들의 오붓한 그늘이 된다. 힘든 다리를 쉬게 할 벤치도 곳곳에 준비돼 있고 300년 세월을 간직한 기품 있는 소나무도 눈길을 끈다.

올해는 산벚꽃마을 오토캠핑장 준공을 기념해 산꽃 포크송 콘서트와 이색적인 삼(蔘)맥(麥)파티가 개막 당일(15일) 열린다. 포크송의 잔잔한 선율과 함께 인삼의 고장답게 삼맥(인삼튀김&맥주)파티가 어우러져 산꽃 보는 재미가 넘쳐난다. 포크송 콘서트에는 박강성, 남궁옥분, 한동준, 양하영 등이 출연한다. ‘삼(蔘)맥(麥)파티’는 금산군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4인 이상만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예약접수는 4월 7일까지다. 행사장에서는 고구마, 군밤, 가래떡을 구워 먹을 수 있는 화덕음식체험과 향첩만들기, 이혈체험, 네일아트 등의 산꽃힐링체험이 준비돼 축제의 잔재미를 더한다. 삼맥파티 뿐 아니라 고구마, 군밤, 가래떡을 구워 먹을 수 있는 화덕음식체험과 향첩만들기, 이혈체험 등의 산꽃힐링체험이 축제의 잔재미를 더한다. 해마다 인기를 더해 가는 산꽃 술래길 건강걷기대회는 인공미가 전혀 가미되지 않은 자연 친화적 코스에 숲 속 작은 음악회가 다채롭게 펼쳐져 걷는 동안 산꽃 보는 재미에 듣는 즐거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