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천승현 기자
2015.06.22 03:00:00
한화케미칼, 공장 매각..4년만에 바이오시밀러 철수
삼성, 2조 투자 5개 개발 착수·2개 허가 속도전
셀트리온, 일찌감치 시장 진입..경쟁사보다 5년 이상 앞서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한화케미칼(009830)이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철수를 선언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높은 벽을 체감하고 주력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반해 삼성은 한발 늦은 시장 진입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빠른 속도로 상업화 단계에 접근하며 셀트리온을 추격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산업 특성상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형국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오송공장 양도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바이넥스를 선정했다. 약 10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준공했지만 한 번도 가동하지 않고 공장 매각을 결정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을 선언한 국내업체 중 첫 중도 포기 사례다.
한화케미칼이 바이오시밀러 연구 분야에서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국내 업체 중 셀트리온에 이어 두 번째로 바이오시밀러 ‘다빅트렐’을 허가받았다. 2010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한 이후 4년만에 시판 허가를 받았다.
사실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2년 9월 식약처에 판매허가를 신청했지만 자료 미비로 허가가 지연되면서 허가심사만 2년 넘게 소요됐다. 2011년 6월 미국 머크와 7800억원 규모의 판매 계약을 맺었지만 이듬해 계약 해지를 통보받기도 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1월 독일 머크세로노와 ‘다빅트렐’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기술 이전 절차와 공장매각을 완료하면 바이오의약품 분야는 손을 뗄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 의약품 부문이 핵심사업에서 제외하면서 사업 철수도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셈이다.
LG생명과학(068870)도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2010년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시험을 시작했지만 마무리되지 않았다. 첫 임상시험에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불순물률이 적게 나왔다는 이유로 동등성 입증에 실패, 임상시험을 다시 설계하는 시행착오를 겪은 탓이다. LG생명과학은 일본 제약사 모치다와 제휴를 맺고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도 개발 중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개발 난이도가 높아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시판허가가 가시화할 때 공장 확장 등에 나설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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