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한중FTA, 전자·IT산업 부흥의 기회로

by김민구 기자
2015.04.28 03:01:01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부회장]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14년 11월 1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공식 선언했으며 그해 2월 25일 양측 정부간 가서명을 체결했다. 향후 정식 서명과 국회 비준을 거쳐 이르면 올해안에 발효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중간 전자·정보기술(IT) 산업 교역량은 수출 681억 달러(약 73조4799억원), 수입 325억 달러로 무역수지 35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 262억 달러, 디스플레이 164억 달러, TV 5억 달러 규모다.

우리 전자·IT 산업은 2014년 기준 세계시장에서 스마트폰 1위, TV 1위, 세탁기 1위, 냉장고 2위, 에어컨 3위를 차지하며 기술과 품질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TV, 대형냉장고, 멀티 에어컨 등 프리미엄급 제품을 중국시장에 공급한다. 또한 반도체, LCD, 배터리 등 핵심부품을 중국에서 생산하기 위해 쑤저우(蘇州), 시안(西安), 광저우(廣州), 난징(南京) 등에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중 FTA를 계기로 우리 전자·IT산업은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아이디어가 뛰어난 벤처기업들은 관세 인하 및 인증, 통관 등 비관세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시장 진출 기회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세계적인 기술과 품질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나라 첨단 IT제품들은 중국시장 점유율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측면으로는 값싼 중국산 제품의 수입 증가로 국내 중소 가전업체들이 고전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수출의 경우 지식재산권, 인증, 통관 문제 등 비관세장벽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리 기업들의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적극 활용할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산 제품들을 더 이상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우리나라와의 기술격차를 좁히며 세계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이미 중국 스마트폰 내수시장에서는 토종업체 샤오미(小米)가 1위를 차지했으며 인도, 미국 등지에서도 입지를 점차 넓혀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이 중국업체들과의 경쟁 우위를 갖기 위해서는 정부와 유관기관이 중국의 비(非)관세장벽을 해결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국내 중소형가전 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제품 디자인, 연구개발(R&D), 유통 단계까지 중소형 가전업체들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업계에서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한 소재 및 핵심 부품을 공급해 경제적 실익을 얻고, 중국 시장을 글로벌 아웃소싱, 제3국 공동 진출 등 다양한 협력모델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한·중 FTA는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정부와 기업은 모두 하나가 되어 한·중 FTA에 따른 위기요인을 최소화하고 우리나라 전자·IT 산업이 지속적으로 부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업계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