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수영 기자
2014.11.15 05:00:00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이번주 주식시장과 건설시장에선 금호산업이 단연 화제였습니다. 엄밀히는 금호산업 주식을 인수한 호반건설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지요.
호반건설이 이틀에 걸쳐 금호산업 주식 200만주를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금호산업 주가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2600원(14.99%) 오른 1만995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호반건설은 지난 12일 금호산업 171만4885주(5.16%)를 매수했고, 다음날인 13일에도 33만3115주(15)를 추가로 샀습니다. 이로써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지분율은 6.16%(204만8000주)로 상승했습니다. 단일주주로선 지분보유율이 최대 규모랍니다.
시장에선 호반건설의 의중을 분석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현재로선 3가지 설이 나옵니다. 하나는 호반건설이 계속 얘기하는 것처럼 단순한 여유자금 운용차원이란 설명입니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다른 건설사 주식에도 꾸준히 투자를 해왔고, 건설주 투자금액만 400억여원이 넘습니다.
또 하나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의 우호세력으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란 분석입니다. 금호산업과 호반건설은 호남에 뿌리를 둔 건설사로, 두 회사 오너의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가장 관심을 끄는 설은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의 경영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추론입니다. 내년 금호산업의 경영권 매각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 추론은 더 힘을 받고 있습니다.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내년 1월 매각공고를 내고 보유중인 이 회사 지분 57.5%를 매각할 예정입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그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3000억원 내외로 추산됩니다.
그렇다면 호반건설의 자산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이 회사는 현금성 자산이 약 470억원, 단기금융상품 2200억원 정도로 금호산업 경영권 인수 여력이 충분한 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중은 16%에 불과하고, 이익잉여금은 5972억원에 달해 재무구조도 탄탄합니다. 순이익이 연간 1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현금흐름도 뛰어납니다.
단순 투자용이든 경영권 인수든 호반건설로서는 ‘잃을 게 없는 도전’이란 평가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