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미분양 아파트.. 전세난 속 집값 상승 기대감에 '완판 행진'
by신상건 기자
2014.10.29 05:40:00
9월 수도권 미분양 1만9942가구…3개월 연속 감소세
''일산 푸르지오'' 물량 소진..''구리 더샵 나인힐스''도 다 팔려
| △전세난에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미분양 물량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는 인천 청라지구내 ‘청라 롯데캐슬’ 아파트 전경. [사진=인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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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서울·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전세난에 더해 7·24, 9·1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수요자들이 미분양 아파트 매입에 나서고 있어서다. 특히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이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은 지역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 판매율이 급증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1만 9942가구로 지난달 2만3214가구에서 14.1%(3272가구) 줄었다. 미분양 아파트 수는 지난 6월 3만212가구를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1기 신도시인 일산의 미분양 아파트 판매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6월 요진건설산업이 백석동에 공급한 ‘일산요진와이시티’ 아파트(2404가구)는 분양 초기에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지만 지난 8월부터 미분양 해소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9월 한달간 120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이달 들어서도 매주 30건가량 계약이 이뤄지면서 현재 계약률은 90%를 넘어섰다.
중소형 아파트에는 프리미엄(웃돈)까지 형성된 상태다. 백석동 한 공인중개사는 “소형 주택의 경우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요진와이시티 전용면적 74㎡형이 분양가보다 3000만원이나 비싼 값에 팔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양시 일산동 ‘일산 푸르지오’ 아파트(589가구)의 경우 이달 남은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었다. 9·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미분양 물량 판매가 탄력을 받은 덕이다. 일산동 가자114공인 관계자는 “일산신도시에는 20년 이상된 노후 아파트가 많은데다 신규 공급이 적은 편이어서 새 아파트에 대한 교체 수요가 꾸준하다”며 “미분양이 생긴 것은 모두 중대형 아파트로 최근 들어 많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과 경기 구리시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주인을 찾고 있다. 구리 갈매지구 ‘더 샵 나인 힐스’ 아파트(857가구)는 지난 7월에만 해도 계약률이 60%대에 머물렀지만 3개월 만에 300여 가구가 팔리면서 미분양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청라롯데캐슬’ 아파트(828가구)도 7월 이후 280가구가 팔려 현재 남은 미분양 물량은 30여 가구뿐이다. 롯데건설은 매매 문의가 늘고 있어 다음달에는 완전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 8년만에 공급된 ‘꿈의숲 SK뷰’ 아파트(504가구)도 8월 10여 건에 그쳤던 계약이 9월 들어 40건을 넘었다. 전용면적 59㎡형은 분양이 완료됐고 84㎡형은 일부 물량이 남아 있다. SK건설 분양 관계자는 “노원구는 지난 8월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이라며 “전셋값에 돈을 조금 더 보태 분양 아파트를 잡아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 판매가 증가한 주된 이유는 전셋값 급등으로 지친 세입자들이 수도권의 값싼 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7.1%로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7.4%포인트 올랐다.
또 잇따른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건설사들이 분양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 무이자 대출 적용 등 소비자들의 주택 구입 비용 부담을 줄여준 것도 한몫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동이나 호수를 수요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어 다른 아파트보다 선택의 폭도 넓은 편이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미분양 아파트가 꾸준히 팔릴 것”이라면서 “다만 입지 여건과 분양가 수준 등에 따라 분양률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