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대장암 예방,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수
by이순용 기자
2014.08.07 05:48:57
[이경훈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진료부장] 생활 환경이 변하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살아가는 동안 암을 만나게 된다. 모든 종류의 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호발하는 암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급증하는 대장암에 대해 살펴본다.
과거 대장암은 선진국형 질병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식습관 및 생활 환경이 서구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증가해 현재는 남성에서 두 번째, 여성에서 세 번째로 흔히 발생하는 암 종이 되었다.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예후가 나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대장암. 그러나 다행인 것은 다른 암에 비하여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장 정결제로 대장을 세척을 한 뒤 항문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해 회맹부(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부분)에서부터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S상 결장 및 직장 항문까지 직접 관찰하는 검사 방법이다. 대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데 매우 유용하며 필요시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특히 용종이 발견된 경우 치료 목적의 용종절제술을 바로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검사법에 비해 대장암을 진단하고 예방하는 데 탁월한 장점이다.
최근 종합검진을 받은 신모(41)씨는 평소 건강한 편이었고 위장관 특이증상이나 가족력 등 다른 위험인자가 없어 대장내시경 검사를 망설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검사와 함께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특별한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의 대장 안에서는 1㎝ 정도 크기의 용종 3개가 발견되었고, 검사와 동시에 용종절제술이 바로 진행됐다. 조직검사에서 절제된 용종 중 하나는 암으로 진행되기 직전 단계인 고도 이형성 선종이었고, 나머지 용종도 제거가 필요한 저도 이형성 선종으로 진단됐다.
대장 용종이란 장 점막에서 발생하는 융기된 병변을 말하며,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고, 조직학적으로 악성화 가능성이 높은 것과 낮은 것 등으로 구분된다. 대장암 발생 과정의 중간단계로 알려진 ‘선종’ 은 용종 중 가장 흔한 종류로 제거를 요하는 질병이며, 선종 단계에서 치료를 함으로써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씨앗을 제거하는 것이다.
대장용종절제술은 내시경 검사 중 발견된 용종에 대하여 일차적으로 육안적 검사를 하고 절제술이 필요한 경우 전기 올가미를 이용하여 병변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함으로써 조직 검사 후 치료를 위해 다시 일정을 잡고 장 정결을 한 번 더 해야 하는 불편한 과정이 많이 개선되었다. 특히 내시경 기기와 시술법의 개발로 기존에는 외과적 수술을 요하였던 거대 용종이나 측방발육형종양, 조기암에 대한 치료 내시경도 원스톱으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대장암의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고지방 식이를 피하며,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채식만 섭취하는 사람에서도 용종이 드물지 않게 발견되고 30대 심지어 20대에서도 선종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용종은 분명히 증가되고 있고 발병 연령도 빨라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대장용종과 대장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가족력이나 특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로 용종을 미리 제거하면 최근 급증하는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