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1분기 투자, 삼성빼면 4% 하락

by김현아 기자
2014.06.08 08:04:14

투자 쏠림 심화…삼성 30대 그룹투자에서 33% 차지 9%p↑
삼성, SK, KT 투자 증가..현대차, LG, 포스코는 감소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경기 불황에도 30대 그룹이 올 1분기에 20조 5000억 원을 투자, 전년동기 대비 9% 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은 6조 8000억 원으로 50% 가까이 늘리며 투자를 이끌었다. SK 역시 전년보다 47.5% 늘린 2조 790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전체 투자에서 5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73%로 7%포인트 높아졌고, 삼성을 제외하면 30대 그룹 투자는 4% 줄었다.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174개 상장사(금융사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투자는 총 20조 513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8조 8500억 원보다 8.8%가 늘었다.

공장 설비 등 유형자산 취득이 16조 4000억 원에서 18조 5000억 원으로 13% 증가한 반면, 무형자산 취득은 2조 500억 원에서 1조 9800억 원으로 3.4% 감소했다. 경상연구개발비 등 자산화되지 않은 R&D 비용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그룹별 투자규모는 삼성이 6조 8300억 원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조 6000억 원 대비 48.4%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005930)가 올 1분기 반도체 설비에 3조 3000억 원, 디스플레이에 7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총 6조 2000억 원을 투자, 그룹 전체 투자의 91%를 차지했다.

투자 2위는 SK(003600)로, 전년보다 47.5% 늘린 2조 7900억 원을 투자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인수를 주도한 SK하이닉스(000660)가 메모리반도체 신제품 생산을 위한 노후 장비 교체에 나서며 전년 대비 7000억 원 이상 늘어난 1조3 000억 원을 투자했다.

LG와 현대자동차는 지난 1분기에 각각 2조 7000억 원과 2조 2000억 원을 투자, 3, 4위에 올랐다. 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둘 다 -12%대였다.



5위는 KT로, 1분기 투자액이 전년대비 59.5% 늘어난 1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포스코 1조 1900억 원(증가율 -47.5%)→롯데 5300억 원(15.5%)→CJ 4600억 원(-24.5%)→한진 3130억 원(14.1%)→현대중공업 3100억 원(-2.8%) 순이었다.

10위 권 밖에서는 신세계(2500억 원. 25%), 현대(2200억 원. 363%), OCI(1800억 원. 91%), 한화(1600억 원. 23%), GS(1400억 원. 62%), 효성(1300억 원. 78%), 코오롱(930억 원. 6%), 에쓰-오일(880억 원. 61%), 대우조선해양(510억 원. 12%), 대우건설(135억 원. 9%), 미래에셋(10억. 42%)이 투자를 늘렸다.

반면 두산(1860억 원. -5%), 금호아시아나(1700억 원. -17%), 영풍(1200억 원. -11%), 현대백화점(600억 원. -39%), 동국제강(450억 원. -90%), LS(360억 원. -52%), 동부(250억 원. -53%), 대림(240억 원. -9%) 등은 투자를 줄였다.

삼성은 1분기 투자 규모를 48.4% 늘린 데 힘입어 30대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3%로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기의 24.4%보다 8.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의 투자 비중도 66.6%에서 73.4%로 6.8%포인트 상승했다.

개별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6조 2000억 원을 투자해 최고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1조 3000억 원), KT(030200)(1조 1700억 원), 포스코(005490)(1조 1000억 원), 현대차(005380)(1조 300억 원) 등이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했다.

30대 그룹 174개 상장사 중 투자를 늘린 곳은 83개로 전체의 47.7%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