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여왕]'소장펀드' 가입해보니..연600만원 가입시 약40만원 환급
by성선화 기자
2014.04.24 06:00:00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가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가입액이 약 260억원 정도다.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라는 가입자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흥행에 실패했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보다는 ‘소득공제’의 혜택보다는 ‘장기펀드’의 단점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 논현동 NH농협은행에서 직접 상품에 가입하며 ‘소장펀드’의 장·단점을 알아봤다.
소장펀드의 가입자격은 총 급여액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이 있는 거주자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근로소득’이다. 월세소득, 인세소득 등 기타소득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종합소득이 연 5000만원이 넘더라도 근로소득이 5000만원 이하면 가입 가능하다.
그렇다면 근로소득이 5000만원 이하라는 점을 어떻게 증명할까. 이를 위해선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에 접속해야 한다. 로그인을 한 후 ‘증명발급’ 탭을 클릭한 후 ‘민원증명발급’으로 들어가야 한다.
소득확인증명, 소득금액증명 등 기타 항목들이 나오지만, 맨 마지막에 있는 ‘소득확인증명서(장기집합투자증권저축 가입용)’을 선택해야 한다. 발급신청을 하면 10분 뒤 업무 처리가 된다는 메시지가 나오지만 실제로는 2~3분이면 발급된다. 소장펀드 가입을 위해선 반드시 ‘장기집합투자증권저축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가 필요하다.
| <국세청 홈택스->증명발급->민원증명발급 순으로 클릭한다> |
|
실제로 장기집합투자증권저축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를 발급받으면 2012년을 기준으로 한 근로소득이 나온다. 2013년을 기준으로 한 소득확인증명서는 7월 1일부터 제공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6월 30일까지는 소득확인증명서를 대신해 회사에서 발급하는 2013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저축취급기관에 제출할 수 있다.
만약 오는 6월 30일까지 발급되는 2012년 기준 소득확인증명서로 장기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사후 검증 대상이 된다. 향후에 만약 근로소득이 증가할 경우 8000만원까지는 상관이 없다. 하지만 근로소득이 8000만원을 넘어가면 소장펀드 가입자격이 박탈된다.
직장인 소득공제의 대표적인 함정은 1인당 연간 소득한도가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개정된 조세특례법은 1인당 비과세 소득공제한도 합계액을 2500만원으로 정했다. 만약 소장펀드의 연 한도인 240만원도 기존 한도에 포함된다면 사실상 비과세 혜택은 의미가 없어진다. 하지만 소장펀드의 소득공제 한도 연 240만원은 기존의 1인당 한도합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별도로 계산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만약 납입한도인 연 600만원을 납입하면 그 이듬해 소득공제 때 일정 세율을 적용한 금액을 고스란히 환급받게 된다. 이는 과세표준 소득구간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2000~4000만원인 경우 6.6%를 적용받아 39만 6000만원을 환급받는다. 쉽게 말해 연봉 3000만원인 근로소득자가 소장펀드에 600만원을 납부했다면 펀드 수익률과 관계없이 39만 6000원을 현금으로 받게 된다. 이는 연 6.6%의 금리효과와도 같다.
소장펀드의 기본 기능은 주식형 펀드 투자다. 비과세 혜택을 제외하면 ‘투자위험등급 1등급’에 속하는 매우 위험이 높은 상품이다. 투자금의 60% 이상이 주식에 투자되도록 설계됐지만, 실제로는 90% 이상이 국내 주식에 투자된다. 다양한 자산운용사들이 소장펀드용 펀드를 출시하고 있지만, 단연 인기를 끄는 펀드는 ‘신영마라톤소득공제 증권 자투자신탁(증권)’과 ‘한국밸류 10년투자 소득공제 증권투자신탁(주식)’이다. 이들은 최근 펀드 시장에서 최고 수익률을 기록 중인 인기 펀드다. 이들의 인기는 소장펀드에서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 두 소장펀드는 운용방식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신영마라톤’ 소장펀드는 기존 ‘신영마라톤펀드’의 자펀드(자식펀드)로 ‘엄마 펀드’인 ‘신영마라톤’ 펀드와 똑같이 투자된다. 즉, 신용마라톤이 투자하는 종목과 동일하게 투자된다는 의미다. 반면, ‘한국밸류’ 소장펀드의 경우 기존의 ‘한국밸류 10년 펀드’와 동일하게 투자되지 않는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운용전문인력에서 차이가 난다. 신용자산운용은 ‘신영마라톤’의 창시자 허남권 전무가 직접 책임 운용을 맡는다. ‘한국밸류’ 소장펀드의 경우 김동영, 김은형 펀드매니저가 책임 운용을 맡고 이채원 부사장이 부책임 운용을 맡는다.
총보수 비용은 ‘신용마라톤’ 소장펀드가 연 1.1900%로 연 1.2504%인 ‘한국밸류’ 소장펀드에 비해 조금 저렴한 편이다.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은 21일을 기준으로 ‘신영마라톤’이 6.0%, ‘한국밸류 10년’이 4.7%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장펀드의 가장 큰 약점은 투자 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5년 이내에 펀드 환급을 받게 되면 그동안 환급 받았던 비과세혜택을 다시 내야한다. 만약 4년 동안 연 600만원씩 소장펀드에 납입하다가 5년을 채우지 못하고 펀드를 해지 했다면 그동안 연말정산 때 환급받았던 158만 4000원을 다시 국세청에 내야한다. 하지만 5년을 채우고 6년째 해지를 하면 비과세 혜택금을 추징 당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해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 소장펀드는 환매시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인터넷으로 환매 신청이 되지 않고, 직접 가입한 저축 취급기간으로 가 해지 신청을 해야 한다. 박지연 NH농협은행 논현동지점 계장은 “한꺼번에 거치식으로 납부하기 보다는 매달 적립식으로 내는 게 낫다”며 “가입 펀드도 한 가지를 선택하기 보다는 두 개 정도로 분산해 수익률을 살펴본 뒤 수익률이 높은 쪽의 비중을 늘리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