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채]현대차그룹, '스펙 대신 톡톡 튀는 인재 찾는다'
by김형욱 기자
2013.09.02 06:14:36
현대·기이차, 하반기 3120명 채용.. 이달 초 서류접수 시작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2~9일 현대·기아차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에 대졸 1200명, 고졸 2560명(정규직 전환 사내하청 직원 650명 포함)을 포함해 총 376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나머지 계열사도 각각 신입사원을 뽑는다.
채용 규모는 연초 계획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대졸 1570명, 고졸 1550명 등 총 3120명, 올 상반기에는 대졸 3020명, 고졸 2170명 등 5190명을 채용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청근로자 1560명을 포함해 모두 8960명을 채용하게 된다. 현대차는 올 초 9500여명 채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규 채용 인원 중 약 10%는 연구·개발(R&D) 분야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스펙’ 대신 ‘자기 PR’이 강한 개성 넘치는 인재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고스펙’ 평준화 속에서 더는 스펙 경쟁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 올 3월 열린 현대차 ‘전국구 채용설명회’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
|
현대차(005380)는 하반기 대졸 신입 채용을 앞둔 지난달부터 지방 소재 10개 대학과 서울·경기 8개 대학을 직접 찾아 나서는 ‘전국구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찾아가는 대학 선정은 온라인 투표로 이뤄졌다. 올 2월 상반기 공채 때에 이어 두 번째 찾아가는 설명회다. 상대적으로 취업 정보에 취약한 지방 대학생의 갈증을 없애고 지방 인재를 발굴하자는 취지다.
설명회에선 현대차 채용 담당자의 채용 이야기와 함께 하반기 주요 채용 일정, 신입사원의 채용 성공기를 담은 ‘에이치 북(H Book)’도 제공할 계획이다.
설명회 때마다 학교별로 5명을 선정해 ‘자기 홍보(PR)’ 기회도 준다. PR에 성공하면 서류전형이 면제된다. 일부 지방 소재 대학에도 자기 PR 버스를 보내 즉석에서 PR 기회를 준다.
현대차는 또 오는 6~7일 서울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 겸 잡 페어를 연다. 이 자리에서 각 학교에서 선발된 학생의 자기 PR 시간을 준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국구 채용설명회’는 지방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려는 현대차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열린 채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현대차 채용설명회에 참가 등록 중인 인재들의 모습. 현대차 제공 |
|
현대차가 지방 인재 발굴에 나섰다면 기아차는 탈(脫)스펙을 기치로 새 채용 프로그램을 하반기 공채 때부터 도입했다. 이른바 ‘커리어 투어(Career Tour)’다. 지원서 작성부터 합격까지 기아차 입사의 모든 과정(career)을 여행(tour)으로 표현한 것이다.
서류전형 땐 일정 비율을 스펙과 무관하게 자기소개서만 보고 선발한다. 특히 인턴 채용 땐 최초로 자체 제작 동영상(UCC)이나 파워포인트(PPT)로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턴은 5주의 현장 실습 평가와 1박2일 합숙 면접을 통해 정규직 채용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인턴도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한 채용의 하나로 보는 것이다.
전통적인 스펙을 완전히 배제하고 독특한 이력을 위주로 뽑는 ‘스카우트 케이(Scout-K)’란 세 제도도 처음 도입했다. 자동차 파워 블로거나 자동차 경진대회 입상 등 자동차 마니아, 교통사고 유자녀 등 테마 별로 뽑는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오디션 면접고 현장 실습, 1박2일 합숙 면접을 거쳐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기아차는 서류 접수 하루 뒤인 3~4일 서울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채용설명회 겸 잡 페어와 함께 ‘K-토크’란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지원자가 직접 면접관이 되는 이색 체험을 포함한 공개 모의면접, 신입 사원부터 임원까지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릴레이 강연 등이 준비됐다. 현대차와 비슷하게 사전 신청자에 자율주제 스피치를 한 후 우수자에 서류 전형 면제 혜택을 준다.
K-토크 참가 희망자는 오는 2일까지 펀키아(http://fun.kia.com)로 신청하면 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개인이 지닌 역량과 가능성을 직접 알아보고 선발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채용자도 냉정한 평가자가 아닌 동반자로서 지원자가 원하는 정보를 최대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